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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11/8~11/13)

2013-02-14 조회 204
작성자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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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사람들(2009, 12세 관람가, 112분)
 
한국에는 다양한 유형의 외국인들이 살아가고 있다.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 살게 된 새터민이라 불리는 탈북자들 역시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어렵기로는 외국인과 마찬가지다. 온통 외래어와 외국어 투성이인 간판, 외국화된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탈북자의 관점으로 우리 사회를 비춘 영화인 김동현 감독의 <처음 만난 사람들>이 2007년 제 12회 부산영화제의 한국독립영화 부문에서 상영되어 평자들에게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인정되었다. 이 영화는 탈북자, 외국인 노동자, 심지어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 이방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영화다.
 
주인공인 진욱은 탈북자 교육 기관인 하나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아무 물건도 없이 텅 빈 아파트에 살게 된다. 이불을 사기 위해 찾아들어간 대형마트는 진욱에게는 마치 외국에 온 것처럼 낯설다. 이 영화 속에는 또다른 탈북자의 삶이 있다. 남한에 산 지 10년차 되는 택시 기사 혜정의 눈에 비치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은 부정적인 면만 드러난다. 또 다른 인물은 베트남 출신 외국인 노동자 팅윤의 삶이다.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온 팅윤은 날짜를 꼽으며 월급날만을 기다리지만,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사장은 돈 한 푼 주지 않는다. 돈도 없이 무작정 여자 친구의 주소를 들고 길을 나선 팅윤은 택시 기사의 돈을 갈취하여 고속버스를 타게 된다. 형사는 수소문 끝에 택시 기사가 고발한 팅윤을 찾는다.
 
각자의 삶의 모습을 그리면서 다소 파편화되었던 영화의 줄거리는 후반부에서 제대로 엮어진다. 진욱과 팅윤이 우연히 만나게 되고 사건이 얽히고설켜 그들은 서로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서로의 설움에 부둥켜 안고 운다. 진욱과 팅윤이 서로 다른 나라 언어로 각자의 설움과 울분을 토로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우리나라에 4700만 명의 새터민이 있다고 한다. 그나마 외국인 노동자들보다는 그들이 조금 형편이 낫긴 하지만, 새터민의 삶의 형편도 무척 어렵다. 그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빨리 외국인 노동법이 개정되어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기본적 권리를 찾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게 된다.
 
▶ DVD 찾아보기: 처음 만난 사람들 [비디오 녹화자료] = Hello, stranger

다음 주 영화: 홍상수 감독의 ‘일상에 대한 고찰’의 효시가 되는 영화 <강원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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