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Hable con ella 그녀에게 (5월 22일 - 5월 27일)

2013-02-13 조회 338
작성자
최은주
E-mail

 

  Hable con ella  그녀에게  (5월 22일 - 5월 27일)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주연: 하비에르 카마라, 다리오 그랑디네티
제작연도: 2002년
상영시간: 116분
감상포인트:

 

알모도바르 특유의 기묘한 사랑 속 순수성과 순정을 극대화시킨 영화가 바로 <그녀에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에게>의 스페인 원제를 해석하면 ‘그녀에게 말을 걸어 보라’ (영어제목 Talk to Her)라고 합니다. 식물인간이 된 연인들 앞에 선 두 남자, 한 남자는 식물인간 상태의 여성을 사랑하여 결혼까지 하겠다는 베니그노이며 또 다른 남자는 식물인간이 된 연인과 점점 멀어지게 되는 마르코입니다. 영화는 이 두 남자를 운명적으로 엮기 시작합니다. 오프닝에서는 무용극을 옆 자리에서 함께 보는 낯선 사람으로, 나중에는 한 병동에서 식물인간 연인을 둔 남자로, 둘도 없는 친구로, 결국 베니그노가 죽자 베니그노의 집에 살면서 죽은 베니그노 대신 그의 사랑을 이어가는 사람으로 관계되는 두 남자. 그 두 남자의 공통적이면서도 다른 삶의 모습으로 알모도바르는 기이한 순정적 사랑과 그 순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의 시선과는 달리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녀에게>라는 영화가 사랑과 욕망을 말하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 것은 오프닝과 엔딩에서의 피나바우쉬의 퍼포먼스와 애잔하게 깔린 음악, ‘쿠쿠루쿠루쿠 팔로마’라는 노래 때문이기도 하지만, 알리샤의 벗은 몸이나 섹스 장면이 나오지 않고 상징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알모도바르는 <그녀에게>라는 영화를 통해 사회의 편견과 소외 계층에 대한 무시가 식물인간마저 깨어나게 하는 순수하고 정성어린 사랑을 무화시켜버리는 폭력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베니그노의 사랑은 그것이 기이하다 하더라도 사랑의 힘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려가는 현대인에게 사랑의 힘이 기적과 신화를 만들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케 해줍니다. 또한 기이하고 슬픈 사랑을 한 베니그노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마르코의 시선은 소외된 인간에 대한 인간 이해의 지평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명감독 코너:

 

스페인의 영화악동이라고 불리는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일반적인 통념으로는 정상적인 사랑이 아닌 모델을 제시하고 그들 사랑의 진정성을 묘파하여 사랑에 관한 통념이나 편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2002년작 <그녀에게> 외에도 <라이브 플래쉬>(1997년),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년), <나쁜 교육>(2004년)등에서의 소재 역시 인간 욕망의 기묘함과 기이한 사랑 패턴에 천착하고 있는데, 구성이 너무나 교묘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에 이 영화들에서 인물의 욕망을 직조하는 것은 운명처럼 보입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영화 속 인물들은 서로에게 운명적으로 얽혀 들여가며 에로티시즘의 노예가 됩니다. 그런데 알모도바르 영화의 특이함은 겉보기에는 에로티시즘이지만, 그 속에 담겨진 것은 순정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순정을 지닌 인물들이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거나 사회의 시선에 의해 희생되는 소외계층이라는 점도 예외없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라이브 플래쉬>에서 엘레나에 대한 일방적인 사랑으로 인해 감옥에 가게 된 빅토르가 출옥 후 자신을 감옥에 보낸 경찰들에게 복수하고자 선택한 방식은 경찰 산초의 요염한 부인 클라라와 정사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또다른 경찰인 다비드와 결혼한 사랑했던 엘레나와 정사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정하고 있습니다. 순정을 위한 도구가 되는 것이 에로티시즘이므로 영화는 상당히 에로틱하면서도 견고하게 순정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에 걸맞게 빅토르는 어리숙하고 순진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관객은 이러한 빅토르에게 동정심을 느끼게 됩니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마누엘라는 세상의 비난을 받는 여장남자가 된 전남편, 그의 아이를 임신한 여인, 매춘부 등을 가족애로 눈물겹게 껴안습니다. 모성적 어머니상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의 순수성과 순정을 묘파함으로써 그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는 알모도바르 영화는 소외 계층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의 지평을 넓혀 놓습니다.
관련 정보:
  - Full Cast and Crew (IMDb)
- 씨네21

 

처음 오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