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7 | 15세 관람가 | 137분)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감독 케네스 로너건
)는 자식을 화재로 잃은 그 일이 자신의 실수로 인해 발생했다는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살아가는 남자 리
(케이시 애플렉
)를 그린다
. 2017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차오르는 아픔의 깊이에 끝내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 보스턴 근교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바다 정경은 우리를 힐링시키기 충분하며
, 가슴 끝까지 파고드는
OST(오리지널 사운드트랙
) 알비노니의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
’는 예민한 감성을 자극한다
.
리의 실수로 아이 셋을 모두 잃은 충격으로 아내 랜디
(미셸 윌리엄스
)마저 떠나버리자
, 리는 형 조
(카일 챈들러
)와 함께 살며 조카와도 친하게 지낸다
.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리는 영화 중반까지는 아무 감정이 없는 냉정한 사람으로 비친다
. 그는 인간관계에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 돼 버린 것이다
. 형의 죽음으로 조카 패트릭
(루카스 헤지스
)의 후견인이 돼야 했지만
, 그는 조카를 다른 사람에게 입양시키려 한다
. 자식을 죽인 부모라는 트라우마가 선뜻 다시 부모 역할을 맡을 용기를 내지 못하게 한다
. 술에 취해 벽난로 장작에 불을 붙인 뒤
, 벽난로 안전망을 치지 않고 마트를 다녀왔던 그날 밤의 화재는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문득문득 두드린다
.
단테의
‘신곡
’에 나오는 우골리노는 정치적 이유로 탑 꼭대기에서 자식과 굶어죽는 형벌을 받게 된 후
, 먼저 굶어죽은 자식을 잡아먹고 괴로워하며 지옥에 가게 된다
. 지옥과 연옥과 천국을 모두 그린
‘신곡
’에서 단테가 결국 강조한 것은 지옥에 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 살이 찢기는 듯한 아픔을 지닌 리가 이를 극복하는 방식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견디면서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세계일보 황영미 칼럼 참조
http://news.zum.com/articles/43051281
▶ DVD 찾아보기: https://lib.sookmyung.ac.kr/search/detail/CAT000000796452
▶ 다음 주 영화: 미래사회의 유전자 문제를 그린
<가타카
>(기초교양학부 황영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