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2009)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2000)의 조감독 출신인 박찬옥 감독은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2002)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2003년 로테르담영화제 타이거상, 2002년 부산영화제 아시아신인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파주>(2009)는 박찬옥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파주> 역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아 도빌아시아영화제(2010)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로테르담국제영화제(2010)에는 개막작으로 초청된 바 있다.
영화 <파주>의 배경이 된 파주시는 새로 개발이 시작되는 곳으로 과거가 파괴되고, 새로운 현재가 건설되는 곳을 상징한다. 운동권 학생이었던 김중식(이선균)은 도피생활 중에 여고생 최은모(서우)의 언니를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가난한 동네 학원의 강사였던 형부에게 배우면서 그의 매력에 끌렸던 은모는 형부를 마음에 담게 되는 것이 죄스러워 대학입시도 보지 않고 인도로 훌쩍 떠나버리게 된다.
몇 년 만에 돌아온 은모는 언니가 화재로 죽게 되어 보험금이 생기게 되었고 그 보험금이 은모 앞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족이 없는 은모는 형부와 함께 살게 되면서 형부를 흠모하기도 하며, 언니를 죽게 만든 장본인이 아닐까라는 의심 속 이중적 심리로 복잡한 심경에 이르게 된다. 중식 역시 은모를 사랑하게 되지만, 철저하게 자신의 욕망을 감추며 살아간다.
이 영화는 형부와 처제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내용을 바닥에 깔고 있지만,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파주지역 재개발 사업에 저항하는 중식의 모습이다. 떠나지 않고 남아 저항하는 사람들의 리더로 중식은 운동권 대학생 시절 했던 시위의 방식으로 저항한다. <파주>는 떠나야 하지만 떠나고 싶지 않은 과거를 통해 다가오는 현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는 정서를 재개발 반대시위라는 방식을 통해 드러내는 영화다.
▶ DVD 찾아보기: 파주 [비디오 녹화자료] = Paju : 파란의 러브 스토리
다음 영화 : 장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죽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일본영화 <굿바이> (교양교육원 의사소통센터 황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