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연(靑燕: Blue Swallow, 2005)>
영화에는 제 각각 운명이 있다. 많은 제작비와 공을 들였고 완성도도 높은데도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대중들에게 인기가 없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별반 힘들게 만들지도 않았는데도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는 영화도 있다. 청연(靑燕: Blue Swallow, 2005) 은 바로 운 없는 영화에 속한다.
조선 최초의 여성 비행사라고 알려진 박경원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제14회 이천 춘사영화제(촬영상(윤홍식), 의상상(권유진)], 제2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촬영상(윤홍식), 여자 연기자상(장진영)), 제43회 대종상 영화제(음향기술상(은희수), 음악상(미하엘 슈타우다허)를 수상했지만 관객들이 외면했다. 그 이유는 박경원이 친일파라는 이유로 <청연>에 대한 네티즌들의 안티 분위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비행학교를 다니기 위해 일본에 건너갔고, 고국의 하늘을 비행하고 싶었지만 일제 강점기였기에 '일만친선 황군위문 일반연락비행’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고국 비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박경원이었다.
그러나 박경원의 친일 논란에 휩싸이게 되어 영화 흥행의 실패라는 결과를 몰고 왔다. 또한 조선 최초의 여류비행사라는 영화의 홍보 문구 역시 박경원보다 앞서 비행기 조종사가 됐고 독립운동에 앞장선 권기옥(1901~1988)과 비교되어 최초가 아니었다는 비판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소름>으로 데뷔했던 윤종찬 감독의 연출력은 여주인공 박경원 역의 장진영을 통해 불굴의 의지가 잘 표현되었고, 제작비만 100억이 넘게 들이며 전세계 최대 항공신 692컷을 담는 등 특수효과와 항공촬영에 많은 공을 들였던 작품으로 작품성을 평단에서 인정받았다.
▶ DVD 찾아보기: 청연 [비디오 녹화자료] = 靑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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