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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2016-05-16 조회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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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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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2010| 15세이상관람가 | 135분)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등의 걸출한 영화를 만들었고, 소설가였으며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던 이창동 감독, 그가 2010년에 만든 <시>는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그의 영화의 어떤 점이 칸이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인정을 받게 된 것일까. 소설은 물론 영화의 데뷔작에서부터 줄곧 그는 철저하게 리얼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는 현실을 발판으로 서사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현실 자체에 머물지는 않는다. 현실은 초월을 위한 발판이 된다.
 
<시> 역시 그러하다. 삶은 우리를 끊임없이 현실에 얽매게 하지만 ‘시’라는 고차원적인 행위를 통해 승화하려는 의지가 바로 인간이 살아가는 의미가 될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의 ‘시’는 대도시에서 사는 이름난 시인에게 씌어지지 않는다. 서울 근교의 조그만 도시에서 남편도 없이 딸이 맡겨둔 손자와 단 둘이 살고 있는 그것도 삶의 종착역이 가까운 형편도 넉넉지 못한 할머니가 쓰는 시다. 왜 할머니가 쓰는 시일까. 이창동 감독이 생각하는 시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살아온 연륜으로 삶의 지혜가 충만하지만, 현실에서의 생산성은 없는 사그러져 가는 장르, 그러나 아름답고 무시할 수 없는 장르...
 
그 할머니 미자(윤정희)는 치매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그녀는 꽃 장식 모자부터 화사한 의상까지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은 엉뚱한 캐릭터다. 미자는 어느 날 동네 문화원에서 우연히 ''시'' 강좌를 수강하게 되며 난생 처음으로 시를 쓰게 된다. 시강좌를 들으면서 일상에서의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도 끔찍하다. 중학생 손자는 친구들과 함께 소녀를 성폭행했으며, 그 소녀는 자살을 했다. 소녀의 부모에게 줄 보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자 역시 고통스러운 일을 참아낸다. 결국 미자가 쓴 시는 죽은 소녀를 위로하는 시였다.
 
시를 통해 소녀의 영혼을 달래는 씻김굿을 한 것이다. 이쯤되면 시가 종교적 제의와 같은 수준이 된다. <시>라는 영화는 현실적 삶은 고통스럽지만, ‘시’라는 영혼의 노래는 우리 삶을 승화시킨다는 메시지를 가슴 깊숙이 아로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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