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1998)
사랑을 그린 멜로영화는 로멘틱 코미디와 지고지순한 사랑의 비극적 결말을 보여주는 최루성 멜로로 나뉠 수 있습니다. 사랑이 대부분 장애물을 만나는 것이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게 됩니다. 이런 영화는 대부분 순정만화에서 나오는 사랑이 많은데요, 마지막에 대부분 남자나 여자주인공이 죽게 되거나 치명적인 복구불가능한 상해를 입게 되는 비극을 맞게 됩니다. 감성멜로 장르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는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인 <8월의 크리스마스>(1998)는 남자주인공이 불치병으로 죽게 되는 비극적인 소재의 영화이지만, 참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극도로 절제되어 있으며 관객들의 감성에 호소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시한부 삶을 사는 사진사와 주차 단속원 아가씨와의 순수하고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수작 멜로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정원(한석규)이 카페에서 자신의 사진관을 기웃거리는 사랑하는 다림(심은하)을 건너편 카페 창으로 보고 가까이 가고 싶지만 병색이 짙어진 자신은 그녀에게 더는 다가갈 수 없어 유리창에 손가락을 대는 모습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주인공이 비록 펑펑 울고 있진 않지만 이 영화는 특히 여주인공이 이 사실을 모른다는 데서 관객이 더욱 슬픕니다. 나가사키 슌이치 감독에 의해 2005년 리메이크되었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직접적인 행동이나 대사보다는 롱테이크 같은 장면으로 관객이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신파를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상과 음향, 음악만으로 교감하는 영화는 오래도록 관객에게 가슴아픈 사랑의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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