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 (2003)
200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엘리펀트>는 미국 콜롬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사건에 대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예민하면서도 차분한 시선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최근 구스 반 산트의 데뷔작인 <말라노체>가 개봉되었습니다. 동성애자의 내면 속으로 깊이 침윤해 들어가는 이 퀴어영화는 구스 반 산트의 영화적 행보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가늠하게 해 줍니다. ‘소외된 자의 입장에서 내면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올 내용이지만 절대 과장하지 않고 담담한 시선으로 그린다’, ‘소외된 자는 끊임없이 타인과 세상을 향해 손을 뻗고 있다. 하지만 타인과 세상은 손잡아 주기 어렵다.’라는 원칙은 구스 반 산트의 많은 영화에서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영화 <아이다호>를 비롯하여 <파인딩 포레스터>, <굿 윌 헌팅> 같은 영화에서도 인간 관계 속 개인의 모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개인으로 살아가지만 타인과 사회적 관계를 맺어가며 살고 있습니다. 개인과 타자와의 관계가 잘 소통되지 않았을 때의 비극은 ‘집안에 코끼리가 있는 것’처럼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구스 반 산트는 콜롬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난사를 한 고등학생 역시 외롭고 타인과의 소통이 되지 않는 외로운 소년들이라는 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문제는 이토록 거대한 사건(코끼리)을 낳는다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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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phant [비디오녹화자료] =엘리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