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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밀리언 달러 호텔 (9월 18일 - 9월 23일)

2013-02-13 조회 198
작성자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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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호텔> (2000)

영화사에서 빛나는 빔 벤더스 감독의 <밀러언 달러 호텔>은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 한 보노의 u2 음악도 참 좋습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는 영화에서 1달러짜리 가게에서 만나는 정말 좋은 것과 흡사한 의미인 ‘밀리언 달러 호텔'이라는 제목이 갖는 반어성이 돋보입니다. 이 영화는 싸구려 호텔에 사는 최하류 인생의 여러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핵심은 톰톰이라고 불리는 바보 같은 캐릭터의 지순한 사랑입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매력적인 여자와 가까이 지내면서도 애정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순진함이 마음에 무척 다가옵니다.

아들이 하류 호텔에서 자살하자, 타살이라고 우기는 재벌 아버지의 위선과 진위를 따져 보지도 않고 함부로 보도하는 매스컴에 비해, 바보처럼 보이는 톰톰의 순수성이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이 영화에서는 톰톰의 친구가 왜 죽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고 우기는 언론재벌 아버지의 헛된 이기심을 나타내는 데 초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아들이 그런 싸구려 호텔에서 살고 있다는 것부터가 본인의 치부였기 때문에, 아들의 죽음에 의해 망신당하지 않으려는 재벌의 허세를 비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톰톰이 읽은 친구의 시에서는 그의 자살욕구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친구가 왜 자살했을까가 관객의 마음속을 떠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관객이 궁금한 것은 톰톰이 왜 자살하게 되는가 하는 이유입니다. 친구의 자살을 방조한 것이 양심에 꺼려서 일까요? 아니면 경찰에서 자살로 봤다는 것을 모르는 톰톰이 경찰에게 쫒기는 삶이 두려워서 일까요? 아니면 바보여서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자신과 도망가자고까지 하니까 너무 행복하고, 그런 행복은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해서 자살하는 것일까요?

자살하러 건물 옥상으로 가면서 그가 말한 '남미로 도망을? 그러나 삶은 그렇게 잘 진행되지 않는다'는 대사에는 다분히 이 영화의 허무주의적인 세계관에서 비롯된 페이소스가 관객의 가슴을 훑고 지나갑니다. 건물에서 뛰어내리면서 사지를 뻗어 자유롭게 나르며 하강하는 라스트 신의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살았을 때는 몰랐습니다'라고 톰톰이 독백하는 장면에서 하찮게 보이는 그들의 삶도 충분히 삶 그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강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삶은 어이없고 허무한 면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닌 것'임을 말해줍니다. 오히려 삶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DVD 찾아보기: (The)million dollar hotel [비디오녹화자료] =밀리언 달러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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