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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Un long dimanche de fiancailles 인게이지먼트 (6월 19일 - 6월 23일)

2013-02-13 조회 290
작성자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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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 long dimanche de fiancailles  인게이지먼트  (6월 19일 - 6월 23일)

   
 
 
 
 
   
 
 
감독: 장 피에르 주네
주연: 오드리 토투, 가스파 울리엘
제작연도: 2005년
상영시간: 134분
감상포인트:

 

기괴하고 독특한 영상미와 동화적 상상력을 보여준 그간의 주네의 영화와 <인게이지먼트>는 조금 다른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게이지먼트>의 영상미는 기괴함보다는 포근하고 아름다우며 고풍스럽습니다. 영화는 마치 마네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옅은 컬러의 예쁜 집과 귀엽고 아름다운 여성 오드리 토투의 의상과 분위기에서 낡은 앨범을 펼쳐보는 듯 1차 대전이라는 기억 속으로 관객을 안내합니다. 사랑이 막 시작될 즈음 연인을 전쟁에 내보낸 그녀에게 들려오는 소식이란 연인이 사형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믿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그가 꼭 살아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온전치 못한 다리를 지닌 그녀가 지팡이를 짚고 그와 함께 군 생활을 했던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고 자료를 뒤지고 하는 과정은 관객에게도 그가 과연 살아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게 합니다. 그러나 주네는 그가 살아 있든 아니든 그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을 믿게 하는 힘, 그것이 사랑의 힘이라는 것이며, 바로 그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게이지먼트>는 사랑의 위대한 힘을 강하게 시사하는 영화입니다.
명감독 코너:

 

예술의 나라 프랑스에는 독창적이며 자유로운 세계를 추구하는 감독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은 동화적인 상상력과 환상적인 이미지를 구현하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2006년 프랑스 정부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훈장인 레종 도뇌르(Legion d'Honneur) 훈장을 받은 주네를 세계 영화계에 알린 작품은 <델리카드슨 사람들>입니다. 인육을 먹는 가상사회를 그린 음산하고 기괴한 코미디인 이 작품 외에도 <잃어버린 도시의 아이들>은 95년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어둡고 기형의 캐릭터가 환상적인 세계에서 펼치는 동화입니다. 정교하고 괴상하게 만들어진 세트에서 진행되는 이 영화는 독신의 과학자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아홉 명의 인간을 만들어 내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모두 기형이 되어 버린 피조물들에게 실망을 느끼던 과학자는 바다 위의 유정 굴착지에 은거하며 살아갑니다. 마치 젊어지는 샘물을 너무 마시다가 아기가 되어버린 동화 이야기처럼 꿈을 잃어버린 과학자는 어린아이들의 꿈을 훔치다가 죽어갑니다. 이런 기괴한 설정이 그로테스크한 화면과 어우러져 나타나 있는 것이 주네의 특성이었습니다.

그러던 주네가 <아멜리에>라는 예쁜 이야기를 들고 나오면서 사람들에게 사랑의 전도사로 각인됩니다. 인간의 기괴한 심리 속을 파고드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힘을 믿는 쪽으로 주네가 선회한 것일까요? 이후 제작된 <인게이지먼트> 역시 위대한 사랑의 힘을 구현하는 영화입니다. 장 주네의 독특한 상상력은 과연 어느 세계에 있는 것일까요? 아마도 우리가 잃어버린, 우리가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진정한 사랑과 믿음이라는 세계에 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아멜리에>와 <인게이지먼트>에 나오는 사랑이야기조차 현실에는 없는 동화적 이야기로 느껴집니다.
관련 정보:
  - Full Cast and Crew (IMDb)
-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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