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박하사탕 (3월 20일 - 3월 25일)
2013-02-13
조회 319
작성자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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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 (3월 20일 - 3월 25일)
감독: 이창동
주연: 설경구, 문소리
제작연도: 2000년
상영시간: 129분
감상포인트: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과거란 우리에게 존재의 이정표를 되돌아보게 하는 지침서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주인공 ‘영호’(설경구)는 실패한 인생입니다.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바람직한 인생을 살아오지 못했습니다. 이 영화는 영호의 인생이 언제부터 혹은 무엇 때문에 이러한 속물이 되었나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시간역순 구성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는 관객에게 조금씩 영호의 내면을 발견하게 합니다. 조금씩 되돌아간 과거 속 기억은 영호가 이 시대를 살아오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으로 채색됩니다. 아내와의 지겨운 일상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죄에 물들게 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는 개인의 아픔과 함께 시대적 상처를 건드립니다. 그리고는 가장 순수했던 시절로 대학생 때의 에피소드를 보여줍니다. 촌스럽지만 소박하고 깨끗했던 영호의 모습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노래인 ‘나 어떡해’는 영호와 동시대를 살았던 7080 세대들의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박하사탕>은 개인사를 통해 시대를 껴안는 수작입니다.
명감독 코너:
<녹천에는 똥이 많다>등의 소설에서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그리던 소설가 이창동이 1993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시나리오를 쓰고 조감독을 했을 때, 소설가여서 작품성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정말 직업을 바꾸어 감독을 계속하려는 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93년의 데뷔작 <초록물고기>는 기대 이상이었고, 평단의 기대주가 되었습니다. 이후 <박하사탕>으로 또한번 의미있는 영화를 만들었고, 2002년에는 <오아시스>로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고, 퇴임 후 다시 감독 자리로 돌아와 <밀양>이라는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내러티브가 의미 깊고 탄탄하며 캐릭터가 살아 있습니다. <박하사탕> 같은 영화는 시간역순구성으로 내러티브를 조직하여 주제를 구현하고 있으며, 사회나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영화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오아시스>에서 문소리의 장애인 연기는 이창동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최선의 연기를 끌어내는 것이 바로 감독의 역량이라고 할 때, 이창동 감독은 탁월한 역량을 지닌 감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은 많은 작품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지닌 한국 영화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한 감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