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花樣年華 화양연화 (1월 2일 - 1월 6일)
2013-02-13
조회 300
작성자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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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樣年華 화양연화 (1월 2일 - 1월 6일)
감독: 왕가위
주연: 양조위, 장만옥
제작연도: 2000년
상영시간: 97분
감상포인트: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이 최고로 안정되게 구현된 작품인 <화양연화>는 사랑이라는 주제 속에 삶의 철학을 녹여내고 있습니다. 삶이란 목표한 것을 가졌을 때보다는 원하는 상태이거나 목표를 놓쳤을 때 더 간절해지며, 목표의 의미는 얼마나 원하고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 사랑 역시 가졌을 때보다, 놓쳤을 때의 아쉬움이 더 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는 추억하는 것, 그리워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토록 담담하면서도 안타깝게 그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는 차분하게 진행됩니다.
왕자웨이 감독은 <화양연화>에서 주연인 리첸 역의 장만옥의 매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차분하면서도 내면적인 열정이 잠재된 양조위의 매력 역시 은은한 향기처럼 풍겨 나오게 합니다. 불륜관계에 있는 서로의 배우자들과는 다르게 그들의 사랑은 천천히 느리게 진행됩니다. 그들 사랑의 템포만큼 느리게 진행되는 음악과 화면의 속도 역시 이 영화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요소입니다. 열 번을 봐도 또 다른 감각과 의미로 다가오는 절제된 사랑의 미학이 바로 이 영화가 갖는 매력입니다.
명감독 코너:
홍콩의 시네아스트 왕자웨이는 젊은 감각으로 새롭게 영화를 만드는 감독입니다. 같은 대상이라도 다르게 보고,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창조의 핵심이라고 볼 때, 왕자웨이의 영화는 그런 면에서 상당히 독창적입니다. <열혈남아>의 혈기 넘치는 남성을 그린 액션영화에서나 철학적인 무협영화 <동사서독>에서나 각각의 영화 나름대로 다른 색깔로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 왕자웨이의 특징인 것입니다. 화면구성의 예술성과 상징성을 캐릭터와 함께 구축하는 영화, 독창적이면서도 철학적이고, 그러면서도 감각에 울림을 강조하는 왕자웨이만의 세계는 영화예술의 지평을 새롭게 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왕자웨이는 가장 최근작인 <2046>이나 <에로스>에서조차 그만의 색깔을 지니면서도 다르게 변주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