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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나리오_9) 흐느끼는 백조(1968)

2023-11-25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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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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製作 配給 泰昌興業株式會社
製作 : 金泰洙
企劃 : 安勝駿
原作 : 崔美娜
脚色 :洪恩遠
監督 : 姜大振
撮影 : 李文白
照明
音樂 : 黃文平
美術 : 李文鉉
錄音 : 李敬淳
?果 : 崔亨來
編輯 : 劉在元
現像 : 韓國 總天然色 現像所
小品
스틸 : 梁基柱
製作部長 : 韓鎭燮
進行主任 : 姜武雄
- 人 物 -
其他 多數
- 타이틀 빽 -

#1 아파트 정원 (밤)
(조용한 평화를 깨뜨리고 싸이렌 소리 요란하게 한 대의 앰브렌스차가 달려든다-
2동 현관 앞에 닿는 차-
당까를 내리는 남자들-)

#2 은하의 거실
(이불 꾸러미를 꾸리고 있는 은하(22)-
초조한 얼굴 빛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정신이 없다)

#3 병원 복도
(이를 악물고 아픔을 참는 선희(42)의 얼굴이 당까에 흔들려 간다)
(문이 열린 수술실로 선희는 사라진다)
(수술실 문 앞을 많은 남녀의 발들이 부산하게 들락날락하드니 마지막 간호원의 다리가 멈
추며 문이 꼭 닫긴다)
(늦은 밤- 복도 긴 의자에는 은하의 조그만 모습만이 홀로 남았다)
(수술실의 문패와 꼭 닫긴 문- 초조한 은하 글썽한 눈길로 가슴에 십자를 긋는다)

#4 수술실
(선희를 둘러싼 하얀 까운과 마스크의 얼굴들-)
(메스를 잡고 있는 임상진(28)의 진지한 눈길- 그의 이마를 흘러 내리는 무수한 땀방울-
간호원의 손이 그 땀을 닦아 준다)
(죽은듯이 누워있는 선희의 얼굴)

#5 병원 복도
(울듯이 앉아 있는 은하의 가련한 모습- 꼭 닫긴 문-)
(여기까지 스탶·캬스트의 소개가 끝난다)
(활짝 열리는 수술실의 문- 은하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서며 그 앞으로 달려간다)
(이동침대에 실린 선희가 끌려나온다)
은하 엄마!
(하고 달려드는데 가로막는 남자의 손-)
(은하 야속한듯 그를 쳐다본다)
상진 (마스크를 벗으며) 안정하셔야 됩니다..
간호원 집도하신 임선생님이세요...
은하 (눈부시게 상진을 바라보며) 수고하셨습니다.
상진 병실에 올라가시거든 마음 푹 놓고 주무십시오
마취가 깰려면 한참 걸릴거니까요
은하 괜찮을까요? (아직도 불안하다)
상진 급성맹장이여서 걱정했읍니다만 운이 좋습니다
사흘이면 퇴원하시게 됩니다..

#6 병실
(침대 위에 죽은듯이 누워있는 선희-
링겔이 꽂힌 가냘픈 팔-
그 손을 꼭 잡은채 자지 않고 지키고 있는 은하)
(문이 열리고 상진이 들어선다- 은하 일어서서 공손히 인사한다)
상진 별일 없지요?
(하며 선희의 맥을 짚어보고 눈을 뒤집어 보곤 하더니-)
상진 염려 말고 주무시라는데... 이대루 사흘 밤을 새지는 못 하실 것 아닙니까..
은하 .... 잠이 안와서....
상진 너무 흥분하신것 같군..안정제를 드리죠..
은하 괜찮아요 이대루..
상진 아침되면 학교에 가셔야 할게 아닙니까?
은하 ..학굔 쉬겠어요 아무도 엄말 보살필 사람이 없으니까..
상진 병원에 맡기십쇼.. 힙 자라는데 까진 도와드리겠습니다..
은하 (눈물이 핑돌며) 선생님 감사합니다..
상진 (비로서 미소지으며) 자-그럼... (하고 나간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섰는 은하-)
O.L

#7 은하의 집 거실 (저녁)
(부엌 쪽에서 은하가 미음 그릇을 쟁반에 받쳐들고 나온다)

#8 선희의 방
(침대에 누웠든 선희- 아픔을 참고 억지로 일어나려고 애쓴다)
은하 (들어서며) 엄마! 일어나지 마...
선희 엄마 때문에 애 쓰는 네가 가엾어서 누워 있기가 송구스럽구나..
은하 엄만! (하고 살짝 흘기며)날 보구 아무것도 못한다구 밤낮 핀잔만 줬지? 이래뵈두 하
러들면 다 할줄 안다구요..
선희 (웃으며)그래 그래.. 강아지 보단 낫다
은하 (침대 옆으로 걸터 앉으며) 자- 엄마 이거 먹어봐 참 고소하고 맛있어..
선희 그래 어서 자꾸 먹고 엄마가 일어나야지.. (두어모금 마시고)아- 아 집에 돌아오니까
이렇게 편하구 좋은걸..
은하 난 엄마가 날 두고 혼자 가버리면 어쩌나 하구 겁이 나서 죽을번 했어..
선희 바보! 엄마가 시집두 안 간 널 두구 어떻게 죽니?
은하 참 임선생님 고마웠지 엄마?
선희 그래... 내가 일어나게 되면 저녁이라두 한번 톡톡히 내야겠어...
은하 그래 엄마!
선희 은하야 그 전화통 좀 들여다 둘래? 가게일이 궁금하구나.. (이때 부자 소리-)
은하 누굴까?

#9 은하의 집 거실
(은하 거실을 거쳐 현관 앞에 서며-)
은하 누구세요?
상진(소리) 저 임상진입니다.
은하 네? 누구시라구요?
상진 아 OO병원의 딱터 임입니다
은하 어머?
(하고 문을 연다)
(상진이 웃고 서있다 티-샤쓰 차림-)
은하 아니... 어떻게 저의 집을 아셨어요? 좌우간 들어오세요..(은하 어딘지 모르게 당황한듯
상진을 안내하고 들어서며-)
은하 엄마! 임선생님이 오셨어!..

#10 선희의 방
선희 아니 선생님이 어떻게...
상진 (웃으며) 저두 실은 이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바루 바라다 보이는 11동이지요..
은하 어머나..,
선희 세상이 참 넓은 것 같으면서두 좁군요... 한 아파트에 사진다니 더욱 친근감이 들어요.
(벅찬 마음에 멍하니 서 있는 은하에게)
선희 얘 은하야! 선생님께 뭐 시원한거라두 대접해야지..
상진 주실려거든 냉수나 한 대접 주십시오 막 저녁을 먹고 바람 쐬러 내려온 길입니다.
(은하 부리나케 부엌 쪽으로 간다)

#11 아파트 정원
(분수대 앞- 각가지 색깔의 장미가 경연하는 듯 피여 있다)
(가로등 밝혀진 분수대 앞 길에 상진을 전송나온 은하가 호젓이 걸음을 멈추고 선다)
은하 (혼자말처럼) 전 여기 사시는 줄도 모르구...
상진 (한곳을 가리키며) 11동 이층 맨 끝의 방입니다.
은하 (바라보고) 어머.. 저이 집과 마주 바라다 보이네요..
상진 ...(끄덕이고) 아침이면 어머니께서 늘 현관 앞에 나와 손을 흔드시는 걸 부럽게 생각
했습니다..
은하 엄마하구 같이 안계셔요?
상진 시골에.. 계모가 있을 뿐이죠..
은하 그럼 누구하구 사세요?
상진 혼자.. 중년 내외분이 사는 집에 방하나 얻어서 살고 있죠..
은하 ....
상진 좀 얘기해두 되겠습니까?
은하 네... (무언지 기쁘다)
상진 (철책에 걸터 앉고) 저녁 한 때 여기 나와서 산책을 즐기는게 나의 일과의 하나 처럼
되었죠... 이 무수한 아파트의 방마다 사람이 살고 있고 저마다 생존경쟁에 지지 않으려고
바둥바둥 애들을 쓰고 있겠지 하고 생각하면 창문 하나 하나가 여간 흥미로운게 아닙니다
하하... 미스 백의 창문도 내게 상당항 흥미의 시간을 끌게 했지요...
(어디선가 기타 소리가 들리고 나직히 노래 소리도 겹쳐 흐른다- 호수처럼 가라 앉은 은하
의 눈길이 상진의 푸로필을 응시하고 있다)
F.O

#12 F.I O여대 정문 앞(오전)
(등교하는 대학생들 틈에 은하도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한데의 쎄단이 미끄러지듯 다가와 은하 옆을 스치고 멈추며 민은정(22) 깡충 뛰여 내린다)
은정 얘 은하야! 오래간만이다 어떻게 된거니 도대체...
은하 말두 마 나 그동안 고아가 될뻔했어..
은정 (운전수에게) 두시 반에 와줘!
(걸으며)고아가 될뻔 했다구?
은하 엄마가 맹장수술 받구 병원에 입원했댔어...
은정 얘너두 너무하다 왜 알리지두 않았지?
은하 그냥 딴 생각은 하나두 못하구 자나깨나 천주님께 기도만 했어..
은정 기집애!그래두 시험공분 열심히 했을꺼야..
은하 공부가 다 뭐야 낙제점이나 면했음 좋겠어
은정 공갈 마 영문과 톺은 맨날 차지하면서... 나야말루 큰일 났다 마귀할아버지 같은 뇌물
두 안 통하는 교수한테선 학점 나오긴 싹 글렀어!
은하 ....(무엇을 생각하는지 상그레 웃는다)
은정 얜 남 속상해 죽겠는데 웃긴...
은하 아니야... 갑자기 세상이 참 좁은거다 하구..
은정 무슨 뜻이지?
은하 살다보니 세상이 참 좁드라니까
은정 흥! 너 뭐 좋은일이 있는게로구나?

#13 백조 화원
(울긋불긋 쑈윈도를 메운 꽃들- 익숙한 솜씨로 가위질되어 수반에 꽂혀지는 꽃들-)
(꽃 속에 파묻힌 선희가 주문 맡은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점원인듯한 소녀 경자가 들어서
며-)
경자 아주머니 두시 결혼식 꽃다발 됐냐구 전화왔는데요
선희 응! 저 구석에서 셋째번꺼지 아마...
경자 그리구 장사장님 댁 파-티용 꽃들 가질러 왔어요..
선희 응 규식인 아직 안돌아 왔나?
경자 네! 내다 실을까요?
선희 가만 있거나 네가 혼자 내가긴 힘들걸.. (선희 일어나 차례로 놓여진 수반의 꼬들을 들
고 나간다)

#14 백조화원 앞길
(자가용 차가 서 있다-)
(선희와 경자 들고 나온 수반을 차안에 싣는다- 선희 돌아서는데-)
(소리) 아! 아니 오선희씨 아니십니까? (선희 놀랍고 반가운듯-)
선희 어머.. ? (초로의 신사 민건영(50) 한발 다가서며 몹시 반가운듯-)
건영 저를... 기억 하시겠습니까?
선희 아이 선생님두... 옛 모습 그대로신걸요 뭘....
건영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내 오늘 이상하게두 좀 거닐어 보고 싶드니... 오여사 점심 아
직 안하셨으면 제게 시간을 좀 주실수 있겠습니까?
선희 네... 잠깐 하든 일 마무리 해놓고요... 이런 장사를 하고 있답니다 (하며 화원을 가리
킨다)
건영 호-? 들어가두 좋습니까?
선희 호호호.. 꽃가게엔 남자 어른은 못들어 오시는 건가요? (선희- 건영을 안내하고 들어
간다)
건영 (혼잣말로) 지척이 천리라드니...

#15 레스트랑 별실
(조용하고 달콤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낮에도 촛불을 밝힌 은은한 방안의 분위기-)
(선희의 모나리자 같은 미소-
그 얼굴을 기적처럼 바라보고 있는 건영 다시 혼잣말처럼-)
건영 ...지척이 천리라드니...
선희 네?
건영 그렇게 가까운 곳에 계시는 걸 모르고 지냈읍니다 그려...
선희 ... 전 여러번 민선생님을 뵈었어요..
건영 네? 그러면서 모른척 하셨단 말씀입니까?
선희 늘 차 안에 계셨는걸요... (웃는다)
건영 그렇지만 어디 그럴수가... (원망)
선희 ... 너무도 동떨어진 세계에 사시니까 저 같은게 어디...
건영 오여사! (가로막고) 인간이 고독할때 추억처럼 따뜻한 위안은 없는 겁니다..
(이때 보이가 스프 접시를 날라온다)

#16 O여대 캠퍼스
(강의를 마친 학생들이 몇몇씩 짝을 지어 나오고 있다)
(은하와 은정이도 걸어나온다)
은정 아이 따분해! 해는 아직두 중천에 있는데 갈 곳이 있어야지 얘 우리 드라이브 할까?
보이 헌트하는 거야..
은하 미쳤나봐! 시험공부나 해! 점수 달라구 교수를 찾아다니느라구 애쓰지 말구...
은정 난 자고로 미리 시험공부란걸 해본 역사가 없어 항상 당일치기지..
은하 넌 천잰가부다!
은정 천재 좋와하네! 얘 참 너 명애 알지?
은하 명애? 음악과외?
은정 그래 걔가 뭐 어저께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나 해서 OO병원에 입원했다는데 거기 잠깐
안 들릴래?
은하 OO병원? (눈이 반짝 빛나고)

#17 백조화원
(선희 꽃 화분에 리봉을 매고 있는데-)
은하(소리) 엄마!
선희 (고개들며) 오 이제오니? 아이구 은정이두 왔구만...
은정 아줌마 입원하셨드라면서요? 은하 깍쟁이가 알려 주지두 않았지 뭐예요..
선희 알리긴 뭘... 이렇게 벌써 나다니는걸.. 점심들은?
은하 구내식당에서 싸구려 사 먹었어..
선희 아이스크림이라두 먹을래? (은정에게)
은정 아뇨 꽃이나 몇송이 주세요 (은하에게) 아빠 주머니 헌팅부터 좀하구올게

#18 동양산업 삘딩
(하늘에 치솟은 삘딩을 훑어내리면-
현관을 들어서는 은정-
꽃다발을 들었다)

#19 사장실
(회전 의자에 깊숙이 즐거운 생각에 잠겨 있는 건영-)
(응접 쎄트 쪽에서는 여비서가 꽃다발을 헤쳐 놓고 열심히 꽂꽂이를 하고 있다- 가냘푼 꽃
- 노크소리가 나고 은정이 들어선다)
은정 아빠! (하고 꽃다발을 내민다- (큰 송이의 격열한 꽃)-)
건영 그건 원거냐?
여비서 어서 오세요(웃으며) 오늘은 꽃 사태가 났네요..
은정 (보고) 어머? 누가 보낸거죠?
여비서 사장님께서...
은정 아빠가 샀어?
건영 (우물쭈물) 샀다기보다... 하두 아름다운 꽃이 눈을 끌길래...
은정 무슨 대답이 그래? 이 꽃 그럼 버릴까부다!
건영 아니다 그 꽃두 좋지! 정열과 개성이 뚜렷하구 마치 우리 은정이 같이..
은정 피- 아빠가 좋와하는 타잎의 여성은 가냘픈 형이면서...
건영 얼마냐? 오늘 필요한 돈은...?
은정 아빠 오늘 이상하다... 뻔히 알면서두 날 붙잡어 놀려구 질질 끌다 주든 때하군 다른
데...? (갸웃)

#20 백조 화원
선희 그래? 그럼 간호원들 한텐 케이크나 한 상자 더 사구 임선생 방엔 저 꽃 화분이라두
우선 보낼까?
은하 그러는게 좋겠지? (은정 들어서며 도로 싸들고 온 꽃다발을 보인다)
은정 선 만 살짝 뵈구 오천원 낚어왔어 갈까?

#21 의사실
(상진 열심히 의학서적을 읽고 있는데 간호원 들어서며 (꽃 화분을 안았다) -)
간호원 딱터 임은 꽃 좋와하시지 않죠?
상진 (귀찮은듯 보지도 않고) 간호원실로 가져가라구..
간호원 누가 보냈다는거나 알아두셔야죠..
그 왜 얼마전 퇴원한 5백 7호 맹장 수술했든 이쁜 아주머니 따님이 가져왔어요..(돌아선다)
상진 (고개를 들고) ... 아 꽃 화분이군.. 화분은 좋와하지 여기 갖다 놔!
간호원 (다시 돌아서며) 어머 꽃은 싫어두 꽃화분은 좋와하세요? (꼬집는 말투다)
(간호원 상진의 테블에 꽃화분을 놓고 휭하고 나가버린다
(상진 그리움에 젖은 눈으로 그 꽃화분을 바라본다)
(노크 소리- 문이 열리고 은하가 빠끔히 들여다 본다)
상진 (일어서며) 어서 오십쇼 웬 일이십니까?
은하 5백1호에 친구가 입원을 했어요.. 문병 온 길에...
상진 들어오시죠! 꽃을.. 감사합니다.
은하 아니예요 여기 간다니까 엄마가 갖다 드리라구해서... (뒤 돌아보고) 잠깐 들렸다 갈까
은정아..
(은정의 얼굴이 빠끔히 들여다 보고-
(놀란 토끼 같은 눈을 하더니 까딱하고 끄덕인다)
은하 (들서어서며)제 학교 친구예요
상진 임상진입니다.
은정 민 은정이예요. 선생님 얼굴 보니까 저두 맹장 수술해야 할것 같애지네요...
(웃는 세사람-)

#22 OO병원 현관 앞
(은하와 은정 나와서 은정의 차 있는 곳으로 가며-)
은정 보통이 아냐...
은하 뭐가?
은정 딱터 임 말야 아직 나이는 서른 안짝일텐데 굉장히 야심간가봐..
은하 어떻게 아니? 넌 사람 잘 본다.. 간호원들이 그러는데 앞으로 몇 년안 가서 과장 자리
차리할거래..
은정 그래! 그 눈초리가 여간 도도한게 아냐
자존심깨나 부리겠든데...
은하 어머 난 그런건 못 느꼈는데... 오히려 퍽 환상적인 눈길이다하구 봐 왔어...
은정 어찌됐든 약간 삼삼한 친구야!
(은정은 공연히 즐거운듯 차 문을 열고-)
은정 어디루 모실까요?
은하 난 집에 들어가서 저녁 이여야 해...
은정 어머 식모 없이 사니?
은하 응. 단 두 식군데 뭐... 엄마가 사람 두는거 참 싫어해..
은정 넌 엄마하구 단 둘이라 좋겠다 난 아빠하구 단 둘이라 참 멋대가리가 없어!
(시무룩해지는 은정-)

#23 은하의 집 거실 (밤)
(두 모녀 호젓이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전화벨이 울린다)
은하 (받고) 여보세요... 네!... 잠깐만 기다리세요 (수화기를 막고) 엄마!
선희 전화 바꿨습니다... 네? 아 민선생님... 별 일은 없읍니다만 가게에 나가는게 제일이
죠...
오전중엔 끝날것 같은데요... 네 그렇게 하시죠... 안녕히 주무세요...
(선희 수화기를 놓고 다시 자리에 앉자)
은하 엄마 누구야? 목소리가 근사하든데?..
선희 호호... 옛날 옛날 아빠 친구였든 분.. 동경 유학 시절에 엄마랑두 퍽 다정하게 지냈
지...
은하 흐ㅡㅇ? 그런 사람이 있었어?
선희 벌써 열한시가 넘었구나... 인제 어서 자거라 아침에 일어날려구 애쓰지 말구...
은하 응...(일어나며) 엄마 안녕..
(선희의 볼에 어린애처럼 뽀뽀하구 제방으로 들어가는 은하-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있는 선희-)
F.O

#24 F.I 건영의 집 복도 층계
(호화로운 저택이다-
건영 층계를 올라간다)

#25 은정의 방
(은정 침대 위에 아직도 잠에 취해있다)
(건영 들어선다)
건영 은정아! 인제 일어나 보지 열시가 다 되가는데..
은정 아이! 신경질 나게..
(은정 홱 이불을 뒤집어 쓴다)
건영 아침 먹자! 아침!
은정 아빠 혼자 먹어!
건영 모처럼의 일요일인데 은정이 얼굴두 좀 봐야지!
은정 (홱 이불을 제끼며) 아이!그러길래 빨리 새엄마 하나 얻어들이라구 했잖아 흔한게 여
잔데 그렇게 아빠 맘에 드는 여자가 없단 말야!
건영 허허... 자식! 너 정말 새 엄마가 들어와두 좋단 말이냐?
은정 에게.. 그럼 나이 50에 아빠가 혼자 살건가 뭐..
건영 네 성미에 맞을 여자가 있을상 싶지 않다..
은정 아빠 그럼 나 때문에 망설인단 말이지? 까짓꺼 안 맞으면 따로 살면 고만이지 뭐..
(노크 소리가 나고 식모아이가 얼굴을 내민다)
식모 아가씨 전화 받으세요 전성일씨래요
(은정 머리 맡의 수화기를 든다)
은정 성일이야?... 인제 일어날꺼야... 수영?
그래 좋와 네가 집으로 올래? ... 그래 기다릴께!
(수화기를 놓고 후다닥 일어선다)

#26 계곡 (낮)
(가벼운 등산 차림의 은하와 상진-
땀을 씻으며 계곡으로 내려선다)
(맑은 물에 세수하는 상진-)
상진 아! 시원하다 미스 백도 씻어보시지...
(은하 끄덕이며 하얀 손을 물속에 넣어 본다)
은하 참 시원하네요
상진 어쩌다 일요일이면 이렇게 먼지 구뎅이 시내에서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하루종일
누워있는게 내 취미지요..
은하 혼자서요?
상진 혼자죠!
은하 심심하지 않으세요?
상진 시끄러운 인간들하구 있는것 보단 혼자 있는게 훨씬 즐겁죠..
은하 ... 그런데 왜 저를 가자구 하셨어요?
상진 미스백은 조용하구.. 아니 그것보다 같이 있는 것이 즐거울 것 같아서요
은하 제가 임선생님을 즐겁게 해 드릴 수 있을까요?
상진 (끄덕이며) 미스 백을 안 이후 가끔 이곳에 왔을때 그 자리에 그 모습을 앉혀 놓고 대
화를 나눈 일이 있습니다.
은하 어머? 인사 드린지 얼마 되지두 않았는데...
상진 난 작년에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부터 미스백을 알고 있었죠
은하 그런데 왜 전 선생님을 몰랐을까요?
상진 눈에 뜨지이 않는 미미한 존제였든게죠
은하 아이참! 너무하세요 혼자만 알구 지내시는 법이 어딨어요..
상진 (웃으며) 가령.. 가령 말입니다 내가 미스 백을 발견한 직후에 말을 걸고 행동을 취했
다구 치면 미스 백은 날 어떻게 생각 했을것 같아요?
은하 ... 그건.. 아마.. 플레이 보이 아닌가 생각 했을꺼예요..
상진 하핫핫.. (은하도 웃음이 터진다)

#27 워커힐 풀장
(은정과 전성일(25) 수영을 즐기고 있다)
성일 야! 인제 고만 올라가자 배고파 죽겠어..
은정 굶고 사는 사람 모냥 밤낮 배만 고프대..
(둘은 비취 파라솔 밑으로 간다)
성일 식사하구 모타 보트 탈까?
은정 난 슬라이드 마싱 할꺼야
성일 좋와!돈 만원 잃어 보는거지..
은정 남의꺼 뺏어가기 없기야!
성일 야야! 누가 할 소리야!
(타올을 걸치고 둘은 탈의장 쪽으로 간다)

#28 계곡
(식사가 끝난 뒤 끝을 말꼼히 걷고 있는 은하-)
(상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상진 미스 백 고향은?
은하 저요? 낳기는 해방전 동경서 낳구 자라기는 서울서 자랐어요..
상진 아버지는?
은하 ... 어려서 돌아가셨대요 아버지의 기억은 전연 없어요
상진 뭘 하는 분이셨지요?
은하 화가... 저의 집에 아버지 유물이 딱 하나 있어요 백조의 그림0
상진 백조?
은하 저의 엄마를 백조 같은 여자라고 하면서 그려 보냈대요
상진 퍽 로맨틱한 사랑을 하셨나보군요
은하 네... 엄마는 아버지 환상만을 안고 혼자서 늙었어요..
상진 아직도 퍽 젊으시든데...
은하 가엾죠? 좋은 자리가 있음 재혼했으면 좋겠어요..
상진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까?
은하 네...
상진 언제부터 그렇게 생각하게 됐습니까?
은하 글쎄요... 대학 들어가구 나서부턴데.. 요지음 갑자기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상진 그건 은하씨의 성장을 의미하는건데...
은하 (웃으며) 허긴 그래요 여고 때까지만 해두 엄마가 다른 남자한테 시집가면 어쩌나하구
전전긍긍했거든요 뭔가 불결한 것 같구...
상진 어머님한테 그런 의사 표시를 해봤습니까?
은하 재혼 하라구요?
상진 응..
은하 아직 해본일은 없어요..
상진 해야 됩니다. 어머님한텐 그게 커다란 동기를 드릴 수 있을 겁니다..
은하 상대가 있어야 말이죠..
상진 유형 무형의 상대가 없었다고는 볼수 없죠
은하씨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계셨을 뿐이겠죠..
은하 좋은 말씀 들었네요... 오늘 저녁에라도 당장 엄마의 문을 두드려 볼까요?

#29 강변
(낚시대를 드리워 놓았다-
건영 물결만 내려다 본채로-)
건영 오여사!
선희 네?
건영 처 자식이 있을 제가 오여사를 이렇게 불러 낸다고 속으로 욕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선희 재혼 하셨어요? 전 아직 혼자신줄만 알았는데...
건영 (놀라며) 어떻게 아셨읍니까?
선희 삼년 전에 신문의 광고란을 거이 메우다시피 한 부고를 봤지요..
건영 (원망스럽게)그걸 보시고도 그래 전화 한통 안걸어 주시다니...
선희 ... 20년이 넘는 세월이 민선생님을 너무도 먼 거리에 옮겨 놨어요...
저는 민선생님께서 아직도 저를 기억하고 계셨다는게 기적같이만 생각되는 걸요...
건영 .... 전 솔직히 말해서 오선희씨를 소유하고만 백동욱이가 부러웠습니다. 은하수가 흐르
는 시간에 태어났다고 딸의 이름을 은하라고 지었다고 하길래 가을에 태어난 제 딸아이의
이름을 은정이라고 짓기까지 했습니다.
선희 (감동되어) 어머나... 그러셨어요?
건영 ... 전 그때 이미 와이프가 있는 몸이였고 동욱이는 독신이였다는 차이 때문에 선희씨
를 놓치고 말았다는 사실이 얼마나 저주스러웠는지 모릅니다. 9웃으며) 동욱이와 결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였죠...
선희 (웃음을 걷우며) ... 결국 이런 운명이 되긴 했지만.. 전 그 사람을 사랑했다는 걸 한번
도 후회해본 일은 없어요... 다른 사람이 삼십년 걸려서 받을 사랑을 전 이년 동안에 몽땅
받은 것 같거든요..
건영 ... 참 정열적인 친구였죠.. 부러운 얘깁니다..
선희 ...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안아서 아빠를 잃고 거미 같은 저의 손에서만 자라게 된 은
하가 생각하면 얼마나 가엾은지 모르겠어요.. (눈물 짓는 선희-)
건영 ... 가만 있자... ?님두 만 스물 두 살이 됐겠군요... 학굔?
선희 OO여대 영문과에...
건영 네? 우리 은정인 불문과에 다니는데...
선희 아니?그럼 은정이가 바루 그 은정인가? 호호... 은하하구 퍽 친한 사이에요..

#30 워커힐 주차장
(성일이 차 문을 열어 놓구 은정을 기다린다)
(뒤처진 은정 다가오며-)
은정 저녁 먹구 춤추러 갈랬드니 둘다 털털이가 되버려서 처량하지 뭐야!
성일 흥! 바보 같은 소리마 이 전성일이가 현금 없다고 가고 싶은데 못갈것 같니? 어서 타
기나 해!
(은정을 태우고 윙하니 차를 몰고 나간다)

#31 드라이브 웨이
(쾌속으로 달리는 성일의 차-)

#32 성일의 차 안
(은정 레디오에서 흐르는 음악에 따라 흥얼거리다가-)
은정 아! 저 앞에 가는거 아빠 차 아냐?
성일 따라가 볼까?
은정 그래. 그래..
(순식간에 성일의 차가 앞 차를 물리친다)
은정 히야! 운전수 없이 여자 동반이다 성일아!
아빠 차 따라 먹어!
성일 오-켓이
(휭하고 그 옆을 스치는 순간-
은정의 눈에 또렷이 보인 선희의 옆얼굴0)
은정 앗! 은하 엄마 아냐?
성일 누구라구?
은정 이건 정말 놀랬는데...
성일 유부녀야?
은정 (살금살금 돌아보며)틀림 없어!
성일 아서라구!허구 많은 여자 가운데 유부녀를 건디리다니 그 나이에 아저씨도 망신살이
뻗혔군!
은정 시끄러! (소리치고) 나 집에나 데려다 줘 저녁이구 고-고-구 다 집어 치웠다!
성일 어? 화 낼꺼 없잖어...

#33 은정의 방 (밤)
(다이얄을 돌리는 손-)
은정 은하구나! 너 도대체 어딜 그렇게 쏴다닌거야? 다섯시부터 입때까지 백번두 더 걸었다
얘!

#34 은하의 집 거실
(아직 옷도 갈아 입지 않은 채로-)
은하 응... 산에 갔었어.. 그저 아는 사람들하구
엄마? 아직 안돌아왔어... 가게에 있겠지 뭐...

#35 은정의 방
은정 (장난스럽게)가게에 그지? ... 무슨 일이냐구? 아- 재밌다 너한테 숙제 하나 줄려구...
느네 엄마가 오늘 몇시에 들어왔나만 첵크해둬 알았지?

#36 은하의 거실
(수화기를 내려놓고 갸우뚱하는 은하-)
F.O

#37 F.I 건영의 저택 정원
(호화로운 정원 한 모퉁이-)
(정자 안의 등의자에 은하와 은정이 소곤소곤 속삭이고 있다)
은하 알구보니까 밤 열한시 정각만 되면 너의 아빠 한테서 우리 엄마한테 굳나잍 전화가 걸
려 왔댔어...
은정 어머 어머.. 심각한데...? 너의 엄만 어때?
은하 내 눈칠 피하는 것 같애... 그래서 요샌 그 시간만 되면 내가 내방으로 ???ㅕ 버리는거

은정 얘! 너 우리 아빠하구 너네 엄마하구 결합이 된다구 치면 기분 나쁘니?
은하 글쎄... 넌?
은정 난 대 찬성이야!사실 내가 너네 엄말 속으로 얼마나 좋와한지 아니? 우리 엄마라면 얼
마나 좋을까 하구...
은하 어머 그래?
은정 내가 너한테 갑자기 금년들어서 이끌리듯이 가까워진게 왜 그런지 알어? 네가 말야 내
가 좋와하는 꽂집 아줌마 딸이였기 때문야...
나 일이학년 땐 널 속으로 참 미워했다..
은하 어머 나두.. 굉장히 도도해뵈구..
은정 하하하.. 운명이어요 성님!
은하 내가 성님인가? 참 넌 시월생이랬지..
그런데 말야 내 생각엔 그 사이가 여간해서 발전할 기회가 없을것 같애.. 우리 엄마가 소극
적인데다...
은정 그러니까 우리가 부채질 해야지!
은하 어떻게?
은정 당분간 열한시 전화시간을 차단하구 우리가 삼십분 쯤 끄는거야?
은하 삼십분씩 무슨 얘길 하니?
은정 응.응. 그래서... 어머 어머 어머 그래? ...
응 응 응! 알게 뭐야 그런식으로 끄는거지.
은하 호호... 호호...
은정 그러는 동안에 두사람의 안타까운 그리움이 자꾸자꾸 쌓일것 아냐!

#38 건영의 집 응접실
(일분전 열한시-
건영 들어서며 수화기 앞으로 간다-
은정 뛰어들며-)
은정 아빠 전화걸려구? 나 급한 전화 좀 걸구..
(수화기를 가로채며 다이얄을 돌린다)

#39 은하의 집 거실
(전화벨이 울린다-
선희 멈칫하며 시계와 은하 사이를 시선이 헤엄친다)
(모르는척하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은하-)
선희 (수화기를 들고) 여보세요... 아 은하친군가 보군.. 잠깐 기다려요 은하야 전화 받아봐
라..
은하 나? (받고)여보세요... 응 명애로구나 왠일이니?

#40 건영의 집 응접실
은정 얘 명애야 나 잠이 안와서 너하구 얘기나 좀 할려구 걸었어... 아니 응접실이야 아빠두
있어 (힐끗 뒤쪽을 보고 혀를 낼름)근데 느이 약혼자가 뭐 어떻게 됐다구?

#41 은하의 집 거실
은하 그래? 어머 어머... 그래서... 응... 응... 응... 그런데?

#42 건영의 집 응접실과 은하의 집 거실
(화면 갈라지며 건영을 배겨응로 한 은정과 선희를 배경으로 한 은하의 끝없는 전화가 오간
다)
은정 얘 말두 마라... 그래서... 어머어머..
은하 그래? 어떡허지? 응.. 응.. 그랬구나..

#43 성일의 방
(통화중 신호만 찍찍-)
(성일이 수화기를 논다)

#44 건영의 집 응접실과 은하의 거실
은정 ... 어머 어머 나 같으면 가만 안둔대 얘.. 응.. 그래 그래..
은하 후훗.. 후후훗... 우습지 뭐야..
은정 웃을 일이 아니래두... 응.. 응..
(웃으워 죽을 지경이다)
(시계와 은정의 뒷모습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는 건영)
은하 어머 어떡허지?.. 그런데 말야 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후훗.. 후후훗...
(안타가운듯 은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선희-)

#45 성일의 방
성일 무슨 놈의 통화가 이렇게 길담!
(수화기를 탕! 동댕이 친다)

#46 건영의 집 응접실
응정 얘 인제 내일 만나서 나머지 얘기 할까?

#47 은하의 집 거실
은하 그러는게 좋을 것 같어... 어머 벌써 열한시 이십분이다.. 잘자
(은하 수화기를 놓고 선희를 향하여)
은하 엄마 안잤어? 아이 졸려 난 잘래 안녕!
(하고 자기방 문을 열고 들어가 버린다)
(선희 긴 한숨을 내쉬며 수화기를 응시한다)

#48 캠퍼스 (아침)
(잔디 위에서 은하와 은정의 폭소가 터진다)
은하 십분 지나니까 따르르 걸려왔지 뭐야!
은정 무슨 얘기 한지 알어?
은하 엄마는 수동적이니까 네 글쎄요.. 그 표시 밖엔 안했어 그것두 아주 나직히 들릴둥 말
둥...
은정 너 이 일이 성사되면 나한테 표창장 줘야 돼! 졸음 오는데 계단 위에 앉아서 지키구
있었어

#49 계단과 복도
(은정 턱을 고이고 앉아서 하품을 참고 있다)
(다이얄 돌리는 소리가 조그맣게 들린다)
(고양이 모양 발소리를 죽이고 살급살금 응접실 앞에 다가가 귀를 기우린다)
건영의 소리 오여사! 아직 안주무셨군요.. 딸년이 전화 통을 붓잡고 어찌나 얘기가 긴지...
돌아오는 일요일 제 별장에 안낼 할까 하는데 가주시겠읍니까?.. 뭐 그렇게 무거운 마음 갖
지 마시고 그저 바람 쏘이러 간다구 생각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50 캠퍼스
은정 도대체 중년 남녀의 연애란 왜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좋으면 좋다 싫음 싫다!홱홱 해
치우면 될건데 뭐 그런지 몰라..
은하 정말 그래 안타깝기만 하구...
은정 (눈을 반짝 빛내며) 얘 요번 일요일에 우리들 눈 앞에서 두사람을 맞붙여버리자!
은하 어떻게?
은정 들어봐! (둘은 이마를 맞댈듯이 가까이 쏠린다)

#51 아파트 분수대 앞 (밤)
(은하와 상진 풀 밭에 앉아 있다-)
은하 저요.. 요번 토요일에서 일요일에 걸쳐서 약속 있으세요?
상진 약속? 없는데?
은하 (거북한듯) ... 제 친구가.... 아 은정이라구 병원에서 소개한 일이 있죠? 인천의 별장으
로 초댈 했어요..
상진 나를요?
은하 선생님을 걔가 초대한게 아니구 제가 선생님을 제 파트너로...
상진 그건 영광이군! 은하씨 초대라면 약속이 있어두 취소할 용이 조차 있습니다..
은하 감사합니다... (더욱 거북한듯) 그런데... 가짜라도 좋으니 아주 다정한 애인처럼 무드
조성을 해야 한다는게 조건이예요.
상진 (웃으며) 조건이 까다롭군! 정말 애인처럼 무드 조성을 하면 더욱 좋겠군요?
은하 (빨개지며) 그렇게 무리 하실 필요까진 없지만요....
상진 (진지한 얼굴이 되며) 무리? 무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은하 ... 절 뭐 사랑하시는건 아닌데...
상진 사랑한다면?
은하 ... 거짓말 ...
상진 정말 사랑한다면?
은하 .... (고개를 떨군다)
상진 ... 은하씨 ...
(은하의 조그만 손이 잡힌다)
은하 (떨며) .... 전... 무서워요!
상진 왜? 내가 싫어서?
은하 아.. 아니요.. 제가 너무 부족하니까 잃어버릴까봐...
상진 하핫핫.. 왜 불행한 일을 먼저 생각하죠? 은하씨!
은하 네?
상진 .... 난 은하씰 사랑했습니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아니 만나기 이전부터 사랑했
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군요...

#52 음악 감상실
(젊음이 가득찬 분위기-)
은정 내가 파트너로 택했다는 건 네가 뭐.. 내 이상의 남성이란 뜻은 아냐 알지?
성일 이상이구 나발이구 애인이 되면 되는거지? 키쓰 좀 할라구 했다구 따귀나 울리지 말
어!
은정 하는척! 까지만 봐주는거야 그 이상은 없어...
성일 좀 허면 어때? 자타가 공인하는 약혼자 같은 사인데..
은정 흥!미안해 옛날에 소꼽 장난하든 때 하군 나두 좀 남성 보는 눈이 달라졋다구! 이상에
맞는 남성이 발견 되면 물구 늘어질꺼야..
성일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다 찾아 봐라 나 만큼 갖춘 남자두 그리 쉽진 않을꺼다!
은정 좋와하네! 내가 점 찍어 논 사람이 하나 있긴 하지만 좀 신중히 뜸을 들이고 있는 판
이야!

#53 아파트 분수대
은하 안녕히 주무세요...
상진 굳 나잍!
(인사는 하고도 서로 바라만 보고 있는 그들-)
(교차되는 시선이 뜨겁다-
잔디위의 장미가 바람에 소리없이 진다)

#54 은하의 집 거실
(외로운 한 마리의 백조-
그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고 앉았는 선희의 모습-
문소리에 고개를 돌리며-)
선희 은하냐? (하고 일어선다- 들어서는 은하-)
은하 엄마 일찍 들어왔네.. 저녁은?
선희 응.. 먹구들어 왔어..
(선희가 앉가 그 옆에 붙어 앉으며 팔을 끼고-)
은하 엄마!나 엄마한테 부탁이 하나 있는데..

#55 건영의 집 응접실
건영 거기 아빠가 왜 끼여야 하나?
은정 아빠가 주최자니까
건영 뭐 뭐라구? 아빠는 일요일 날 약속이 있어요
은정 약속은 다음으루 미루구...
건영 그렇겐 안되지 중요한 사업상의 교재니까..
은정 이건 아빠나 나한테 있어 일생을 좌우할 문젠데두?
건영 자식! 큰소린!
은정 정말야 내 약혼 문제와 아울러 아빠 색씨감두 하나 물색해 논게 있어서...
건영 아빠 색시감? 핫하하
은정 웃을 일이 아냐요.
건영 싫다!인제 뭘 그냥그냥 너하구 살다 가는거지...
은정 난 아빠하구 안 살꺼야 나두 시집 가야 하거던?
건영 누가 시집을 가지 말라구 했냐?
은정 벼루기두 낯짝이 있지 홀애비 아빨 혼자 놔두구 나만 시집가 버릴 순 없잖아..
건영 핫하하.. 염려 말아요 다 내가 알아서 할 일이니까.
은정 사정이 급해서 그래..
건영 사정이 급하다니... 너 혹씨?
은정 묻지 말란 말야... 난 아빠 일이 성사가 안되면 죽어버릴테니까..
건영 그.그. 그런소리...
은정 좌우간 한번 만나 보란 말야!
건영 만나 볼 필요두 없어요
은정 알았어 아빤 그런 사람이였군 하나 밖에 없는 딸의 부탁도 안들어주는..
건영 안 듣겠다는 게 아니라...
은정 그럼 만나 보구서 정 싫으면 거절하면 될꺼 아냐..
건영 거절?.. 그럴라면 본인 모르게 사진이나 한 장 보자꾸나..
은정 좌우간 한번 쯤 나를 믿어 보라니?..
건영 에이 모르겠다! 그대신 거절하는건 내 자유다..
은정 좋두룩! 흐훗...흐흐훗... 그 대신 맘에 들면 아빠 나 모타보트 사줄래?
건영 모타보트 아니라 퀸.메리호라두 사주겠지만 이미 글른 얘기다!

#56 은하의 방
(은하 행복한 미소에 잠겨 창 밖을 내다 보고 있다)
상진(소리) ...난 은하씰 사랑 했습니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아니 만나기 이전부터 사
랑했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것 같군...

#57 상진의 방
(창가에 서서 역시 멀리 저편을 바라 보고 있는 상진-
마주 바라다 보이는 창가에 그들은 서로의 모습을 멀리 그리고 있는 것이다)
(상진 돌아서며 방안의 불을 끈다)

#58 은하의 방
(은하도 돌아서며 방안의 불을 끈다)
F.O

#59 F.I 바다 (저녁)
(잔잔한 파도가 모래 위를 넘실거리고 있다)

#60 건영의 별장
(언덕 위에 세워진 건영의 별장-)

#61 별장 홀
(속삭이듯 흐르는 달콤한 사랑의 샹송-
석양 빛 은은한 가운데 선희의 솜씨인 듯 한 수반의 꽃들이 놓여 있고-
안락의자에는 따분한 건영이 깊숙이 파묻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은정은 시계를 보고 나서 생글생글 웃으며-)
은정 아빠! 맞선의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오고 있어!
건영 아빠는 골프치러 간게 날 걸 그랬나부다! (밖에 차 소리-)
은정 왔어 왔어!아빠 내다 봐!
건영 점잖이 못하게... 어련히 들어올라구...
은정 후훗... 후훗.... (은정 달려 나간다)

#62 별장앞
(막 차에서 내리고 있는 은하와 선희- 은정이 다렬 나오며)
은정 아줌마 어서 오세요!
선희 아니? 은정이네 별장이야?
(은하와 은정 마주보며 웃는다)
은정 자- 들어가세요..
(선희의 팔을 끼고 안으로 안내한다-)
은정 아빠-

#63 별장홀
(건영이 엉거주춤 일어서다가 깜짝 놀라 굳어진다-)
(들어서든 선희도 뚝 발걸음을 멈춘다)
(은정 달려가 아빠의 팔을 끌고 다가 오며-)
은정 서루 인사하고 지내세요 (선희에게) 저의 아빠예요 (건영에게) 쟨 내 친구 백은하구 이
분은 은하의 엄마 오선희여사 시구...
(놀라움과 기쁨으로 어쩔줄 모르는 건영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고개 숙인채 들지 못하는 선희-)
건영 오시느라고 수고 하셨습니다.
선희 ... 좋은 별장이군요...
건영 자아 어서 이리로 앉으시지요
(은하와 은정 몰래 윙크를 주고 받다가 시치미를 뗀다)
건영 얘 은정아 뭘하구 있는거냐 어서 손님들을 앉으시게 하지 않구...
은정 후훗.. 너무 기뻐서 그래. 후훗...
(은정은 모른척하고 은하를 끌고 지편으로 가 앉힌다)
(건영 선희를 안내해서 자리로 온다)
은정 (시치미를 따고) 아빠 이 꽃들 오여사의 작품들이야!
(건영 아는체 하기도 그렇고 모른체 하기도 그렇고 야릇하게 끄덕인다)
(은정 손으로는 꽃을 가리키고 눈으로는 건영에게 윙크하며-)
은정 아빠 몇점이야?
건영 (서툴게 윙크로 대답하며)마-마..만점이다!
(은하와 은정이 웃자 선희도 멋 모르고 따라 웃는다)
은정 아빠 알지? 모타보트!
건영 응! 사주지 사주구 말구!
은정 트레비앙! 그 모타 보트의 이름은 뭔지 알아?
투윈.씰버! 은하의 은. 은정이의 은 씰버가 두 개거든? 투윈씰버! 투윈씰버! 참 근사하다 함
축성 있구 그지? (은정 은하를 잡아 일으키며-)
은정 은하야 우리 춤출까?
(조용한 부르스를 걸고 은정이 리드하며 건영 앞으로 닥아가-)
은정 아빠도 아줌마하구 춤 춰!
(건영 마지못하는듯 일어나 선희에게로 간다- 건영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일어나는 선희-)
(조용히 무르익어가는 그들의 춤-)
은정 (속삭인다) 인제 우리는 꺼지는거야!
(살짝 빠져 나가는 은정과 은하-)

#64 별장 앞
(둘은 킬킬대며 걸어나온다)
은정 (시계를 보고) 네시 사십분이라..
은하 예정대루 척척이구나..
은정 그럼! 자아 한바탕 드라이브 해볼까?
(나무 그늘에 세워진 건영의 차)
은정 (운전수에게)찬 내가 몰고 갈테니 아저씬 여기 있다가 아빠가 우릴 찾는 눈치거든 일
곱시까지 돌아와서 저녁은 같이 한다구 얘기해 줘요..
운전수 네. (은하를 옆 자리에 태우고 솜씨 있게 차를 몰고 나가는 은정)

#65 별장 홀
(아직도 선희와 건영은 춤을 추고 있다)
건영 ... 선희씨!
선희 네?
건영 옛날 동경서 이렇게 선희씨하구 부르수를 춘 일이 있었지요?
선희 기억하고 계세요?
건영 기억하다 마답니까 잊을수 없는 추억입니다 제겐..
선희 선생님의 하숙 넓은 다다미 방... 공습경보에 막혀서...
건영 ... 동욱이가 죽기 전 제게 베풀어준 최대의 선물이였죠... 그 친구 무슨 맘 먹구 자꾸
우리들 보고 춤을 추라고 했는지

#66 제2 한강교
(쾌속으로 달리고 있는 은정의 차-)

#67 차 안
은정 성일인 신촌이니까 나오는 길에 태우면 될꺼구 너의 아미는 어디서 기다린댔니?
은하 아파트 정원에서...
은정 그래? 기껏 골른게 아파트 사는 친구야?
은하 ... 너두 아는 사람야 O병원의 임선생님..
은정 뭐? 딱터 임?! (쑈크)
은하 응 ... 난 보이 프렌드가 없는거 알잖니 생각다 생각다 임선생님한테 부탁했어..
은정 .... (입술을 깨문다)

#68 분수대 앞
(날씬한 복장으로 서 있는 상진의 모습이 확 튀어든다-)
(차를 몰고 달려드는 은하 은정의 시야에-)
(차안에서 황홀하게 바라보는 은하의 시선과 패배감으로 이그러진 은정의 눈길)

#69 별장 홀
(수집은 손길이 양주잔을 맞댄다-
건영 깊은 눈길로 선희를 바라보며-)
건영 아이들한테 기선을 뺏기긴 했지만 사실 내가 선희씨를 별장에 가시자구 했을때 나로써
는 나대로 움직일수 없는 경의를 했든겁니다..
선희 .. 허지만 어쩐지 이 나이에 재혼 한다는게 아이들 보기에 부끄럽군요...
건영 부끄럽긴! 아이들이 원하는 일 아닙니까... 투윈 씰버... 은하와 은정이가 쌍둥이처럼
다정하게 형제가 되겠다는 암시 아닙니까..

#70 제2 한강교
(뒷자리에 상진을 태우고 다시 인천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은정의 차-)
은하 (궁금증을 참을수 없다는듯) 얘 은정아.. 신촌서 기다린다는 네 친군 혼자 따루 오는거
니?
은정 내버려 둬!오거나 말거나! (기분이 상해있다-)
(어쩔줄 몰라 은하는 상진을 돌아보며 무안한 기색-)
은하 ... 그럼 스케쥴하고 달라지잖니...
은정 네가 딱터 임을 부른다고 미리 얘기했음 난 영화 배우 정도로 교섭했을것 아냐!
(톡 쏘아 붙인다)

#71 별장 홀
건영 ... 동욱이도 지하에서나마 당신이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고 있지 않을까요?
선희 ... 저의 행복 보다 아이들이 행복해 질 수 있다면...
건영 불행해질 일에 아이들이 이렇게 발 벋고 나섰겠습니까?
선희 ... 좀 생각 할 기회를 주세요..
건영 그야 뭐... 당장에 회답을 받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으니깐요... 선희씨 우리 이렇게 합
시다.. 내가 내달 쯤 미굴엘 떠나게 됩니다 그때 선희씨도 같이 떠나십시다 그저 옛 친구로
서라두 좋습니다. 같이 그렇게 여행하는 동안에 서로를 다시 재확인하고 마음의 결정을 지
을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선희 .... (미소로 끄덕인다)
(밖에서 차 소리-)
건영 아 이제 애들이 돌아오는가 보군요..
(둘은 일어선다)

#72 바닷가 (밤)
(달빛에 잔잔한 바다- 세 개의 그림자가 다가온다)
(상진은 가운데 두고 은하와 은정이 양옆에서 걸어오고 있다)
상진 은정씨의 아버님이 바로 민건영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요..
은정 아빨 아세요? (기분이 나아져있다)
상진 그야 한국에서 몇째 안가는 재벌이신데 성함 정돈 알고 있었죠...
은하 남자분들은 그런데 관심이 있는가 부지? 난 그저 은정이 아빠가 민건영씨다 하는 것
밖엔 몰랐어..
상진 하핫핫...
은정 (따라 웃으며)딱터 임 우리 별장 좋으세요?
상진 좋든대요
은정 앞으로 마음대로 드나드세요 아무 때 오셔두 식사해 드릴 사람은 있으니까요 물론 내
가 없을 때라두 괜찮아요
상진 이건 영광인데요 허지만 아버님께서 네 이놈 하실까봐 어디...
은정 그 점은 염려 없어요 아빤 내가 하자는대로니까.
상진 부러운데요...
(은하는 생글생글 웃고만 있다)
은정 여기쯤 앉아 볼까?
(셋은 모래위에 앉는다)
성일(소리) 은정-
(저만치서 까만 그림자가 달려온다)
은정 (킬킬 웃으며) 왔어 왔어 약이 상투 끝까지 올랐을꺼야! 성일아-
(달려온 성일 숨 가쁘게-)
성일 야 너 이렇게 사람 골탕 멕이기니? 다방에 세시간이나 앉아 있었단 말야!
은정 (생글생글)미안해! 약간 좀 그렇게 됐어 기분 관계상-

#73 별장 정원
(등의자에 나와 낮은 건영과 선희-)
건영 은정인 기분파에다 명랑한 편인데 은한 엄말 닮아서 굉장히 조용하구 섬세한 형이드군
요..
선희 ...네.. 제가 봐두 둘이 양극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친할수 있
는가부죠?
건영 긴 세월을 두고 은하가 늘 은정이를 카버하고 양보하고 그렇게 지내게 될것 같습니다
그려..
선희 ..어려서부터 통 욕심이 없는 애였어요 은한.. 그렇기 때문에 제겐 더욱 가엾고 치근한
마음이 들었지요...

#74 바닷가
성일 (기분을 고친듯) 은정아 보트 탈까?
은정 그래! 기분 맞쳐 줬다!
(성일 은정을 일으켜 달려간다)
(상진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은하 선생님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상진 내가 되려 감사해야겠는데? 난 오늘에야 비로서 인간들이 산다하는 세상을 들여다 본
것 같군! 아등바등 쫓고 쫓기고 먹기 위해 사는 세상만 봐오다가...
(은하의 미소가 달빛에 너무도 아름답다)
상진 은하! 좀 걸을까?
(은하 끄덕이며 일어선다)
(상진 자연스럽게 은하의 허리를 끌어 안고 걸어간다)

#75 바위 그늘
(빈 보트가 물결 위에 출렁인다-
바위 저펀에 은하와 상진은 서로의 눈동자를 응시하며 서있다)
상진 ....은하!
(상진 격하게 은하를 끌어 안는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은하-)
상진 은하!난 은할 갖고 싶다!
(은하 충격을 받은듯 숨을 할딱이며 상진의 얼굴을 바라본다)
(격렬하게 포개지는 상진의 입술-)
상진 나하구 결혼 하는거야 은하!

#76 바닷가
(보트에서 내린 은정과 성일-
사방을 휘둘러 본다)
은정 요것들이 어딜 갔지?
성일 야 그건 알아 뭘하니? 적당히 재미보구 있겠지..
(은정의 눈길이 다시 사나워진다)
성일 (눈치 못채고)야 우리두 기분 한번 내 보자!
(은정을 끌어 안는다)
은정 이게 왜이래?
(철썩 성일의 볼위에 은정의 손이 튄다)

#77 바위 그늘
모래 위에 누운 사진-
상진의 팔에 안긴 은하 벅찬 기쁨 속에 싸여있다
상진 약간 허탈감에 싸인듯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은하 ... 뭘 생각하시죠?
상진 ... 난 ... 가난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났어...
중학교 이학년때 어머니를 잃었지 ... 날품팔이로 내 학비를 마련해준 어머니를 잃었다는게
내겐 얼마나 큰 타격이었는지 몰라 ... 주막에서 술팔든 여자가 계모로 들어 앉자 난 집을
뛰쳐나왔어 그 뒤론 맨발로 고학을 한거야 정말 피나는 고생을 했지
은하는 상상두 못할 고생을 말이야
은하 ...
(누워서 듣기가 죄스러운듯 일어나 앉으며 제 무릎에 상진의 머리를 엊는다)
상진 고등학교 ... 대학교 쭉 수석을 차지했어 앞날의 출세를 위해서 난 모든 청춘의 즐거움
을 포기했었지! 미국 유학! 박사학위를 꿈꾸었지! 그리구 내 병원을 갖을 때까지 난 그 즐거
움과는 인연없는 인간이 되려구 애썼단 말야 (은하의 무릎에 얼굴을 묻으며) ... 은하! 내
가... 은하와의 앞날을 설계하게 된건 신앙처럼 내 마음에 굳어졌든 그 꿈을 결국 포기했다
는 얘기야
(상진의 어깨가 가볍게 물결 치는듯-)
은하 ... 그렇다면 너무 비참하지 않아요 ... 저 때문에...
상진 ... 그래두 난... 은하만은 아무에게도 뺏기구 싶지 않다
(은하의 볼을 흘러내리는 누물- 그리고 물결 치는 그녀의 가슴 위에서 달빛에 반짝이는 십
자가-)
F.O

#78 F.I 건영의 집 정원(저녁)
(은하와 은정 배드민튼을 즐기고 있다)
(한편 모퉁이 둥근 탁자를 두고 선희와 건영이 행복한 미소로 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
다)
(은하 은정 땀을 씻으며 그들 곁으로 오드니)
은정 아줌마! 빨리 우리집으루 이사오세요 우리 집 싫어요?
선희 싫긴!
은하 집이 너무 크구 호화판이라 엄마가 질려서 그러는거야
은정 그럼 우리가 아파트로 보따리꾸려 가지구 들어갈까 아빠? 심심해 죽겠는데
건영 핫하하 뭐 그렇게 서둘거 있니?
은정 그럼 아빠랑 아줌마랑 미국 떠나구나면 은한 우리집에 와있지?
은하 글쎄 어떡할까?
은정 그렇게 얘!나 혼자서 하인들만 우굴우굴 끓는데서 어떻게 사니?
건영 거 참... 별장에 왔든 친구들하구 느이들은 정말 결혼 할 생각들이 있는거냐?
은정 왜?
건영 그렇다면 사위깜으로서의 테스트를 거쳐야지
은정 천만의 말씀-
건영 그럼 뭐 사정이 급하다니 어쨌다니 한건...
은정 샛빨간 거짓말이지 뭐 아빠랑 아줌마랑을 빨리 서울러야 겠길래 그지?
(하고 은하를 본다)
선희 어머... 얘들두!
건영 그 은하 상대였든 의산가 한 청년은 내가 보기에 쓸만한것 같든데 그것두 거짓말인가?
은하 (빨개지며) ... 네... 그저...
은정 사귄지 얼마 안된 친구 빌려온 거야 (가로채듯)
건영 얼마 안됬드라두 사람됨만 제대루면 오래 사귄 친구 보다 나을수도 있지
은정 아빠는 성일이가 마땅찮아 그러는거지? 염려 말아요
내가 성일이하구 결혼할까봐? 어림두 없어
건영 핫하하 성일이두 너 같은 말괄량이하구 결혼할 생각은 없을꺼다
은정 그까짓 건 문제가 아니구 아빠랑이 떠날대면 우린 여름 방학인데 얘 은하야 우리 방학
동안 어디 여행할까?
은하 글쎄...
건영 그거야 너이들 좋두룩 해라마는 아마 별장에 가 있는 것 만 못할꺼다
선희 그래요 고생만 되구 음식이 정갈찮아서 ...
은정 일이 있어 ... 헌데 너하구 나하구 단 둘이 가서 무슨 재미야
은하 (생각은 다른데 있으면서) 책이나 보구 음악이나 듣구... 수영하구
은정 먹구... 자구... 또
은하 아이 그런거지 뭐
은정 아- 이 따분해라 난 미쳐버릴 거야
(모두 한바탕 웃는다)
은정 은하야 토요일마다 딱터.임 오랠까?

#79 바다 (낮)
(포말의 곡선을 그리며 모타보트가 달린다)

#80 모타보트 위
(서툴게 키이를 잡고 있는 상진-)
(그 옆에 서서 상진의 운전을 바라보고 있는 은정)
(뒷전에 앉은 은하는 먼 하늘을 그리운듯 바라보며)
은하 지금쯤 와이키키 해변을 거닐고 있을까?...
은정 (돌아보며)뭐라구?
은하 엄마랑 말야
은정 으-ㅇ 난 또 뭐라구... 적당히 즐거울꺼야 그죠 딱터.임?
상진 응! 은한 어린애 같이 아직도 엄마 곁을 떠난게 서운한가보군
(상진 속력을 떨구고 돌아서며)
상진 자아 한바탕 헤엄치고 울아가 낮잠이나 잘까?
(하며 은하를 손짓 해 부른다)
(은정 그를 확 밀어 붙여 물에 떨구고 깔깔대며 뒤따라 뛰어든다)

#81 별장홀(밤)
(다이아먼드 께임을 즐기고 있는 세사람)
은정 일등!
(하고 손을 뗀다)
상진 빠른데?
은정 잠깐 실례!
(하고 화장실 쪽으로 가는듯)
(둘이 남은 은하와 상진 께임은 제쳐놓고 서로의 얼굴을 조용히 응시한다)
상진 은하!
(상진의 입술이 은하의 입술 위에 포개진다)
(테블위에 께임 판이 와르르 흩어진다)
상진 단 둘이... 단 둘만이 있고 싶다! 이게 은하의 별장이라면...
(안타까운 순간- 문 소리에 둘은 확 떨어진다)
(은정이 마실 것을 들고 들어선다)
은정 끝났어? 누가 이겼지?
상진 내가 꼴찌야!
(약간 어색한듯한 그들의 분위기와 흩어진 께임판에서 은정은 무언가 느껴지는듯 살짝 입술
을 깨문다)
은하 ... 인제 고만 잘까?
은정 한시도 안됬는데 벌써 자?
은하 새벽 미사를 갈까 해서...
은정 그건 안가면 안되니?
은하 눈이오나 비가 오나 빠진 일이 없어...
은정 신앙이란 그렇게 황홀한거니? 연애보다두?
(비꼬는 말투)
은하 어머...
상진 나도 한마디 묻고 싶군! 만일 만일에 말야 은하의 애인이 성당에 나가는걸 싫어한다면
은한 종굘 버리나 애인을 버리나?
은하 왜 실헝할까요?
상진 그러니까 가정으로 말이지
은하 ... 가정이라두 대답하기 곤란한 문제예요 그건...
은정 그래두 꼭 양자 택일을 해야할 경우가 있잖아?
은하 ... 난 애인을 ...
상진 버릴껀가? (눈이 번쩍 빛난다)
은하 설득 시키겠어요... 저의 영혼과 육체를 같이 인정해 달라구...
은정 설득이 안 되면 (짓꿋다)
은하 그럴 리가 없을거꺼야 날 진정 사랑한다면...
(애원하는듯한 눈초리)
상진 핫하하.. 이 문젠 은하와 그 애인 사이에서 해결짓도록 내버려두지 (일어나며) 잘까?

#82 성당이 보이는 시골길 (새벽)
(은하가 새벽 미사에서 돌아오고 있다)
(황홀하고 깨끗해진 마음으로 가볍게 걷고 있던 은하 문득 발걸음을 늦추며 생각에 잠긴다)
은하(소리) ... 만약에 정말 임선생이 나의 신앙을 버비라고 한다면...? 오 안되 안되! 그럴수
가 없어... 허지만 자신이 나를 위해 그렇게 신앙처럼 굳어졌든 꿈을 버린것처럼 버리라고
한다면 ...?
(문득 발걸음이 멈춰지며 은하의 얼굴은 한가닥의 불안이 스쳐간다)

#83 바닷가
(엷은 아침 안개가 깔린 바닷가를 상진이 혼자 거닐고 있다)
(그의 얼굴에 일말의 석연치않은 무엇인가가 감돌고 있다)
(그것을 털어 없애버리려는듯 상진은 바위에 기대서며 담뱃불을 붙인다)
(동그란 원을 그리며 뿜어지는 연기-)
(상진의 얼굴에 가냘픈 손이 뻗혀 그의 눈이 살짝 가려진다)
(상진 그 손을 살며시 더듬으며)
상진 은하...?
(은정의 장난스러운 눈이 웃고 있다)
상진 은하지?
(하며 휙 돌아서는 순간 은정의 허리를 나꿔챈다)
은정 보기 싫어! 은하 밖엔 모르나봐!
상진 아 은정이였군 실례 실례!
(하고 손을 떼려는데 은정 그의 팔에 매달리며)
은정 늦잠보가 어쩌다 이런 시간에 깼지 뭐야 아아 아침 공기가 참맛있다 우리 달리기 해요
응? 딱터 임
상진 좋와! 하나 둘 셋!
(하기도 전에 벌써 은정은 달리고 있다)
상진 (쫓으며) 은정이 비겁하다-
(깔깔대며 달려가든 은정이 상진에게 붙잡힌다)
(손을 잡은채 모래 위에 주저 앉으며 가쁜 호흡의 두사람 한바탕 웃어 재낀다)
은정 (웃음을 걷고) 딱터.임은 미국유학 안가요?
상진 ?! (약간 쑈크받고) ... 그런건 갑자기 왜 묻지?
은정 이러구 있으니까 단둘이 외국에 와 있는 것 같이 느껴져서...
상진 ... 무슨 뜻이야?
은정 환경은 외로운데 나 자신은 외롭지 않은기분이라고 할까? 내년에 미국 갈 때 딱터.임
같은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구...
상진 ...(마음의 동요를 억제하려 애쓰며)... 그런 꿈을 버린지 오랬어... 그저 이렇게 월급쟁
이나 하다가 끝 나는거지...
은정 그게 왜 꿈이예요? 얼마든지 현실 가능성이 있는 일이지
상진 ... 은정이 같은 사람한텐 통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거야
은정 통할 수 없다 ... 뭐 경제력?
상진 ...
(그들이 앉아 있는 뒤편-)
(은하가 타박타박 걸어오고 있다)
(은하 바닷가의 그들을 발견하고 미소지으며 다가온다)
상진 인제 고만 들어가지
(하고 일어서자 은정 팔을 뻗으며)
은정 일으켜 줘요!
(상진 두팔을 잡아 일으켜준다)
(은하 생글생글 웃으며 서 있다)
(돌아선 상진과 은정 비로서 은하를 발견하고 공연히 주춤하는 상진-)
은하 난 아직두 꿈나라에 있을 줄 알았는데...(웃는다)
은정 너 돌아오길 기다리구 있었다 얘
(셋은 별장 쪽을 향해 걷는다)

#84 별장 정원 (오전)
(삥뽕대 위를 이리 튀고 저리 튀는 하얀 공-
(공에 따라 심판석에 앉은 상진의 눈길은 은하와 은정 사이를 바쁘게 오간다)
(은정의 야무진 공을 받아 넘기지 못하고 은하는 저만치 공을 줏으러 간다)
(은정 밧타를 놓고 상진을 보고 웃는다)
상진 쎈데...?
은정 딱터.임 뎀벼요!
상지 좋와! 한번 겨눠 볼까?
은하 (다가오며) 은정이 한텐 못 당한다니까
(상진이 밧타를 잡는데 정원으로 들이닥치는 자가용 차)
(성일이 내리며)
성일 야 은정이 너 재미 없어 누군 초대하구 누군 초대 안하기니?
은정 안해두 올 사람을 뭣하러 초대하니?
은하 안녕하세요?
상진 오랜만입니다! 심심찮게 잘 됐군
(은정을 보고 웃는다)

#85 바닷가
(은하와 은정을 사이에 두고 상진 성일 모두 수영복 차림으로 걸어온다 물가 가까이 이르자
성일 은정의 손목을 나꿔채듯 잡아 끌며)
성일 저기 보이는 섬까지 누가 먼저 헤엄쳐 가나 내기하자!
은정 이길것 같애? 이레뵈두 여학교 때 신기록을 낸 수영선수야!
(둘이 그냥 물속으로 뛰여들자 상진과 은하 마주보며 웃는다)
상진 은하!
은하 네?
상진 여기 와 있는게 즐거워?
은하 임선생님 오실 날 만 기다리게 되요... 물론 즐겁지 않은 건 아니지만...
상진 난... 저녁마다 분수대 앞에 은하가 기다리고 있을것만 같다가 실망하곤 했어
은하 저두 그 시간이 제일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예요
상진 다음 토요일 전에 은하가 한번 올라올 수 없어? 수요일 쯤...
은하 여섯시반 분수대 앞에요?
상진 응! 아니 밖에서 저녁을 같이하지
은하 (눈을 빛내며) 그보다 우리집에서 저녁을 해요...
제가 밥 지여 놓구 기다릴께요
상진 그래? 기쁜데! 자아 우리두 헤엄쳐 볼까?
(상진 만면에 희색을 띠우며 은하의 손목을 이끌고 물 속으로 뛰여든다)
F.O

#86 F.I 아파-트 정원 (낮)
(꽃다발과 시장바구니를 든 은하 콧노래라도 부를듯 가벼운 걸음으로 걸어 들어온다)

#87 종합병원 마당
(차가 와서 멎으며 은정이 운전대에서 즐거운듯 내린다)
(차의 열쇠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며 현관을 들어선다)

#88 은하의 집 거실
(정성 들여 꽃꽂이를 하고 있는 은하-)
(부엌 쪽에서 무언가 끓어 넘는 소리)
(은하 벌떡 일어나 달려가려다가 테블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수반이 떨어져 박살이
난다 그리고 흩어진 꽃들-)

#89 종합병원 현관
(까운을 걸친 상진이 은정을 전송나온다)
은정 딱터.임 솔직하게 얘기 해요 오늘 은할 만날 약속이 있는거죠?
상진 몇 번말해두 숙직이라니까...
은정 정말이죠?
상진 (약간 동요의 빛) 응!
은정 알았어요 안녕!
(은정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 있는 쪽으로 간다)
(상진 마음의 동요를 씻으려는 듯 돌아서서 들어가 버린다)
(은정 윙하고 정문을 나서려다 수위앞에 멈추며 얼굴을 내밀고)
은정 아저씨 선생님들 퇴근 시간은 몇시예요?
수위 늦어두 여섯시까진 다 나가시죠
은정 고마워요!

#90 은하의 집 거실
(다른 수반에 옮겨서 꽂아진 꽃-)
(은하 식탁을 닦고 은수저 두벌을 마주 바라보게 놓는다)
(부프는 마음에 콧노래를 부르는 은하-)

#91 종합병원 정문 앞
(동료 한사람과 나란히 퇴근하고 있는 상진-)
(동료와 손을 흔들며 작별하고 택시를 잡을 태세-)

#92 골목길
(차 안의 은정의 눈이 반짝 빛난다)

#93 정문앞
(빈차가 없다 열심히 차를 살피는 상진 앞에 스르르 은정의 차가 와서 닿는다)
(은정 모르는척 하고 앞만 바라보고 있다)
(상진 에라모르겠다는듯이 차문을 연다)
은정 (쳐다보지 않고) 어디까지 갈꺼예요?
상진 은정이 가고 싶은데로 가지
(은정 힐끗 쳐다보고 고개 돌리며 입가에 승리감-)

#94 은하의 거실(밤)
(상보가 씌워진 테블-)
은하(소리) ...여섯시 경에요? ... 죄송합니다
(수화기 놓는 소리가 나고 은하가 힘없이 의자에 돌아와 앉는다)
(은하가 바라보는 벽시계는 여덟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95 OO 호텔 나이트 클럽
(밀라볼이 돌아가고 음악이 은은하다)
(어느 정도 취한 상진의 몸에 착 감기듯 관능적인 춤을 추며 은정 짓궂게 속삭인다)
은정 ... 미국 유학! 박사 학위! 딱타.임의 병원! 그게 꿈이라구요?
(상진 추든 춤을 딱 멈춘다)
상진 (험악해지며) 은하가 그러든가?
은정 (그의 몸을 밀고 나가며) 뜻하지 않게 엿들었어요 내 죄는 아니야요!
상진 고만 추구 술이나 마시자구!
은정 좋두룩!
(둘은 싹싹 빠져서 테블에 가 앉는다 상진 따라 놨든 맥주를 단숨에 마시구 다시 따르며 은
정을 쏘아본다)
은정 내가 미워? 은하 한테 데려다 드릴까?
상진 ... (쏘아보며 또 단숨에 마신다)
은정 인간들이 솔직하지 못해! 은하두 그렇구 딱터.임두 그렇구... 좀 더 솔직했다면 이런 일
은 안벌어졌을 거야 왜 나를 속였죠? (맥주를 들이킨다)
상진 난 은정이가 무섭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의 꿈을 가능케 할 은정이의 환경이 무섭단
말야!
은정 무서워 할 이유가 뭐야 종교를 버리느냐 애인을 버리느냐 은하한테 다짐한 일 있잖아
요? 딱터.임두 애인을 버리느냐 약속된 입신출세의 길을 버리느냐 두가지 중에서 골르는 거
예요! (또 들이킨다)
상진 남의 약점을 찌르는 잔인한 요부다 은정인!

#96 은하의 거실
(지친 은하 쏘파에 머리를 얹고 벽을 향해 있다)
(그 눈에 호숫가를 홀로 떠 도는 백조의 그림이-)
은하 ... 엄마 ...
(와락 그리움이 솟구치는듯 얼굴을 가리고 흐느낀다)

#97 OO 호텔 나이트 클럽
(어두워진 불빛속에 굳나잍.수위트.하트를 추는 움직이지 않는 남녀들)
(취한 은정 상진의 볼에 볼을 대고 눈에는 물기마저 감돌고 있다)
은정 사랑해요... 사랑하기 때문에 물불 헤어릴 수 없이 저지른 일이야 상진씨가 싫다면 인
제 다신 안 찾을게...
상진 은정이! (애처로운 마음이 든다)

#98 OO호텔 주차장
(취해서 가누지 못하는 은정을 부축하고 자신도 취해서 어쩔줄 모르는 상진)
상진 은정이 정신 채려! 차 운전 할 수 있어?
은정 오브.코스! 탕!갖다 들이 받으면 고만 아냐?
가만 있자 내가 키이를 어디더 넛더라?
상진 안되겠군! 은정이 오늘 밤은 여기서 자라구!
은정 하라는대루! 상진씨가 가재면 지옥에라두 동행할게...
상진 자 자 올라 가자!

#99 호텔방
(나란히 배게 두개가 놓여 있는 호텔 방)
(은정이 침대로 쓰러지며 베개 하나를 집어 동댕이 친다)
은정 임상진인 가! 은하한테루 가아!
(지켜보고 서 있는 상진 가만히 발길을 돌린다)
은정(소리) 가지마!
(상진 그 자리에 굳어 선다)
(은정이 달려와 그의 어깨에 매달리며)
은정 가지 마! 가지마!
(상진 성난 사자처럼 거세게 은정을 끌어안는다)
(꽃잎 같은 은정의 입술이 눈 앞에 있다)
(격렬하게 포개지는 두 입술-)

#100 은하의 거실
(불안과 초조에 쌓인 은하 성서에 마음을 쏟으려고 애쓰고 있다)
(벽시계가 열두시를 알린다)
(은하 고개를 들고 성서를 덮는다)
(상보가 그대로 씌워진 식탁)
(눈물을 떨구며 은하 그 식탁을 치운다)

#101 호텔방
(격정이 가신 뒤 허무한 눈믈 천정에 두고 있는 상진- 그러나 그의 손길은 그의 가슴을 파
고 드는 은정의 하얀 어깨를 애무하고 있다)
(고뇌와 야심이 엇갈리는 상진의 눈길)
(은하의 애수 띠운 얼굴이 아련히 떠오른다
슬픈에 젖은 눈길-)
(그 눈길에 겹쳐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다음 화면들-)
(여권! 신문기사! (박사학위 수여)
그리고 최신 디자인의 병원 건물!
임상진 내과라는 간판이 크게 C.V 되고-)
(은하의 눈에서 한줄기의 눈물이 넘쳐 흐른다)
(상진 팔로 확 자기 눈을 가려 버린다)

#102 은하의 거실
(어둠 속에 석상처럼 앉아 있는 은하의 모습)
F.O

#103 F.I 아파트 상진의 집 현관 (아침)
(은하가 서 있다)
(문이 열리고 주인아주머니가 얼굴을 내밀며)
아주머니 누굴 찾아 오셨우?
은하 저... 임선생님...
아주머니 (반색하며) 아이구 임선생 소식 가져 오셨우?
그런 분이 아닌데 사흘씩이나 연락두 없이 집을 비워서 여간 걱정 하구 있는게 아니라우 어
서 좀 들어 와요
은하 (절망한듯) 아니예요 ... 저두 임선생님 소식을 들을까 하구 ...
아주머니 저런?
은하 실례했어요 아주머니 (돌아선다)
아주머니 이거 봐요 학생! 혹시 민씨댁 별장이 어디 있는지 아우?
은하 거기두 계실것 같지 않아요... (울듯이 간다)
아주머니 아니 그럼 경찰에 알려 할게 아닌지 모르겠네.

#104 호텔방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매고 있는 상진)
(침대에는 은정이 알몸에 슈미즈만 입은채로 허벅다리와 가슴을 내논채 이불을 배에 돌돌
감고 잠에 취해 있다)
(상진의 눈매에는 불안과 초초 죄의식 같은 것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넥타이 핀이 경대 위에 떨어지며 딸가닥 소리를 낸다)
(은정이 부스스 눈을 뜨며)
은정 병원에 나갈 거야?
상진 응...
은정 (하품하며) 난 그럼 혼자 어떡하란말야
상진 집으로 들어가... 한없이 호텔 생활할 작정이야?
은정 상진씨만 집에 같이 와 있는다면 물론 나두 집이 좋와 이까짓 호텔 누가 좋와서 있나

상진 집에 들어가 있으라구 내 하숙집 정리하구 찾아 갈게
은정 은하 만날라구?
상진 (아픈데를 찔리고 화를 벌컥 내며) 내가 무슨 낯을 들고 은할 만나니?
은정 괜히 야단야 그럼 다신 은하를 안만날 거야?! 만나! 만나란 말야 만나서 우리들 관계
를 모두 얘기하란 말야!!

#105 바위 그늘
(은하 홀로 모래 위에 앉아 한 장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입은 옷채로 머리위에 짧은 면사포를 얹은 선희와 건영의 나란히 찍은 사진이다)
선희의소리 사랑하는 은하야... 네가 없는 이고장 성당에서 느이들을 뜻과 민선생님의 너무
도 따뜻한 사랑에 보답코저 단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단다 엄마의 행복을 축복해 주겠지? 내
일 쌘프란씨스코로 떠날 예정이다 너무도 호화롭고 꿈만 같은 행복한 나날이 가는구나 그저
한가지 흠이 있다면 내 사랑하는 은하를 멀리 두고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 뿐이랄까 자칫하
면 우울해지기 쉬운 너의 성격이지만 은정이의 밝은 성격과 맛취해서 즐거운 별장의 여름
방학이 되어 있으리라고 엄마는 믿고 있다
은하 ...엄마...
(눈물이 글썽해지는 은하의 눈-)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수평선을 향해 마냥 서 있는 은하)
성일(소리) 은하씨-
(놀라 돌아보는 은하 앞으로 성일이 달려든다)
은하 어머? 은정이두 왔어요?
성일 은정이가 여길 뭣하러옵니까 기다리지 마십쇼
은하 네?
성일 은하씨 지금 상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나 아십니??
은하 ....?
성일 은정인 지금 딱터.임하구 OO호텔에서 같이 지내구 있어요!
은하 넷!? 그럴 리가...
성일 믿기지 않죠?
은하 (파랗게 질려) 은하씨 눈으로 확인 하십시요! 나두 호텔에 가서 확인 하고 여기까지
온겁니다
은하 제게 알리기 위해서요? (차다)
성일 물론이죠 은하씨나 나나 서로 애인의 행동쯤은 알고 있어야 할게 아닙니까?
은하 알려주신 뜻은 감사합니다만 전 두사람을 믿겠어요 설사 무슨 일이 있었다 해두 전 그
분의 고백을 기다리겠어요!
(은하 싹 돌아서서 간다)
(어이 없는듯 바라보고 섰는 성일)

#106 은하의 집 현관
(죄인같이 어깨를 떨군 상진이 은하의 집 현관을 노크한다 대답이 없다)
상진 은하...
(또 노크한다 대답이 없다)
(상진 실망과 안도감을 한꺼번에 느끼며 돌아서려다 포켙에서 만년필을 꺼내든다)

#107 별장 앞 (저녁)
(보스톤 빽을 든 은하 슬픔에 걸어 내려 오고 있다)

#108 분수대 앞
(철책에 걸터 앉은 상진 로단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움직일 줄 모른다)
(은정의 차가 싹 돌아와 멈추며)
은정 (얼굴을 내밀고) 왜 그러구 앉았지?
상진 (벌떡 일어서며) 차... 차를 잡으려구...
은정 흥! 그럴것 같아서 이렇게 모시러 왔단말야!

#109 은하의 거실
(은하의 손에 쥐여진 쪽지)
상진(소리) 만나러 왔다가 못 만나고 돌아갑니다 지금의 나로서는 만나 봐야 한마디의 말이
나올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다만 인간의 의지가 소용돌이 치는 운명 앞에 얼마나 무력한 것인
가 하는 것을 뼈 아프게 느끼고 있을 따름이지요
(막 들어서서 현관에 떨어진 쪽지를 집어든 은하였다)
(은하의 얼굴이 비참하게 이그러지며 와락 의자에 몸을 던진다)

#110 건영의 집 응접실(밤)
(한쪽 홈.빠-에서 상진 어두운 얼굴로 술을 들이키고 있다)
(은정 속살이 드러나는 실내복 차림으로 뽀루퉁해 들어서며)
은정 이렇게 저녁 안 먹구 한 없이 술만 마실 작정야?
난 배고파 죽겠단말야!
상진 왜? 저녁 안 먹었어?
은정 혼자 먹긴 싫다구 했잫아
(어리광 비슷하게 말하다가 갑자기 설움이 왈칵 치미는 듯 의자에 주저 앉으며 흐느끼기 시
작한다)
(상진 난처한 얼굴로 물끄러미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몸을 일으켜 은정 곁으로 다가오
며)
상진 은정이... 내가 잘못했다 밥먹지...
(은정 상진의 품에 몸을 던지며)
은정 몰라 몰라! 난 죽어버릴테야...

#111 은하의 집 거실
(불도 켜지 않은채 그 자리에 그냥 엎드려 있든 은하 부시시 고개를 든다)
(은하의 눈길에 매서운 서리가 감돈다
벌떡 일어나는 은하)

#112 건영의 집 대문 앞
(한대의 택시가 와서 멎고 서슬이 파란 은하가 내린다)
(은하 대문 앞으로 다가가 초인종에 손을 뻗친다)
(호흡을 가다듬고 초인종 꼭지에 손을 갖다 대는 순간)
(문득 올려다 본 은하의 시야에-)
(커텐이 한들거리는 은정의 방 창가 상진이 다가와 먼 하늘을 바라보고 선다)
(호흡이 흩어지며 망설이는 은하)
(창가에서는 은정이 다려들며 상진의 목을 끌어 안는다 격하게 끌어안고 마는 상진과 은정
-)
(순간 이를 악물은 은하의 손이 초인종 꼭지를 세차게 눌르고 있다)

#113 은정의 방
(끌어안은 그들의 귀에 마냥 울리고 있는 초인종 소리)
상진 (떨어지며)뭐야?
은정 (그냥 붙잡은채) 누가 나가겠지 뭐

#114 건영의 집 대문 밖
(프라스틱 스맆퍼 끄는 소리가 나며)
식모(소리) 누가 이 밤중에 이 야단야?
(은하 순간 초인종에서 탁 손을 떼며 홱 몸을 돌려 달려나간다)
식모(소리) 누구세요? ... 누구세요? ... 누구야 도대체!
(쪽문이 벌컥 열리며 식모가 내다본다 아무도 없다)
식모 어어 별 꼴이야 초인종이 고장 났나?
(하며 문을 닫는다)

#115 길
(쫓기다시피 달려온 은하 가쁜 숨으로 걸음을 멈추며 멍하니 선다)
(샘물처럼 솟아 오르는 눈물-)
(갈 길을 잃은 은하의 발걸음이 쓰러질듯이 걸어간다)
(어둠속에 멀어지는 외로운 그림자)

#116 은하의 꿈
(허공 속에 떠오르는 선희의 행복한 미소
(푸로필)-)
(마주 바라다보며 흐뭇하게 미소짓는 건영의 프로필)
(두 얼굴이 이끌리듯 다가들며 건영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선희-)
(갑짜기 선희가 불안한 얼굴을 이쪽으로 돌린다 그 얼굴이 다가들며)
선희 은하야... 죽어선 안되! 죽어선 안되! 은하야! 은하야!
(선희의 눈에서 쏟아지는 눈물)

#117 은하의 방(낮)
(커튼이 드리워진 어둠침침한 방안)
(은하는 침대 위에 땀방울이 맺힌채 앓고 있다 은하의 볼을 주루룩 눈물이 흘러내리며)
은하 엄마... 엄마... 울지마 나 안 죽어... 엄마! ... 엄마!
(흐느끼는 은하 번쩍 눈을 뜬다)
(자신이 홀로 누웠을 뿐- 아무도 없는 방안-)
(은하 설움이 복받혀 통곡한다)

#118 다시 은하의 꿈
(은하의 파리한 손길이 허우적거리며 무엇인가를 잡으려고 애쓴다)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절벽-)
(은하의 땀방울 맺힌 비참한 얼굴-)
(절벽 위에서 붉은 남자의 손길이 뻗친다)
(은하의 손이 신고 끝에 그 손을 잡는다)
(손을 잡고 바위 위에서 내려다 보는 얼굴은 상진의 얼굴이다)
은하 앗 상진씨!!
(당겨질듯하든 은하의 몸이 탁 풀린 상진의 손에서 천길 골짜기로 떨어지며)

#119 은하의 방
은하 으아-ㄱ
(소리친 은하 다시 번쩍 눈을 뜬다)
(온 전신이 비에 젖은듯 땀에 젖어 있다)
(은하 방안을 휘둘러 본다)
(텅빈 방안-)
은하 (가물가물) 엄마... 물... 물 좀 줘... 엄마....

#120 은정의 방
(은정을 끌어안고 잠들었든 상진이 문득 눈을 뜬다)
(머리맡을 더듬어 컵에 물을 따라 들이킨다)
(무언지 불안한 생각이 스치는듯 상진은 침대에 일어나 앉는다)

#121 은하의 집 거실
(물을 마시고 나오는듯 거의 기다시피하며 은하가 전화 있는 곳을 향해 온다)
(무너질듯 주저 앉으며 떨리는 손으로 다이얄을 돌린다)

#122 건영의 집 응접실
(완전히 잠이 깬 상진이 들어서서 빠_쪽으로 걸어가는데 요란한 전화벨-)
(상진 멈칫 하고 놀란다)
(마냥 울리고 있는 벨 소리)
상진 (다가와 수하기를 들고) 여보세요

#123 은하의 거실
(은하 흑하고 숨을 들이쉰다)

#124 건영의집 응접실
상진 (극도의 불안) 여보세요? ... (수화기를 손으로 때려보고) ... 여보세요? (얼굴 빛이 변
하며)... 은하! 은하지?

#125 은하의 거실
(숨소리만 가쁜 은하)
상진(소리) 은하! 대답하라구 지금 어디있어? 집에 있나? 은하?
(은하 수화기를 든 채 그 자리에 실신한다)

#126 건영의 집 응접실
(수화기에서 째지는 듯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이내 잠잠해 진다)
상진 은하! 은하!
(절규하며 수화기를 놓고 달려 나간다)

#127 아파트 정원
(심야의 정적을 깨고 앰블렌스 차가 달려와 2동 앞에 멎으며 상진이 뛰어내리며 현관으로
달려든다)

#128 종합병원 입원실(새벽)
(링겔 병이 매달려 있고-)
(죽은듯이 누워있는 은하의 얼굴-)
(은하의 가냘픈 손을 꼭 잡고 그 얼굴을 내려다 보고 있는 상진의 이그러진 얼굴-)
상진(소리) 비겁한 자식! 은하... 호숫가에 외롭게 떠 도는 이 백조같은 은하의 마음을 짓밟
은 비겁한 자식! 은하는 일주일을 물밖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상진 (저도 모르게 흐느끼며) 은하! 용서해 줘!
(은하가 눈을 뜬다)
(아련히 상진의 얼굴이 눈에 뜨인다)
은하 아...임 선생님! (아직 제 정신이 아닌듯)
상진 은하!
은하 여기가...? 앗!
(은하 홱 고개를 저편으로 돌려 버린다)
상진 은하... 난 은하가 약을 먹은줄 알았어...
은하 (조용히) ... 절 혼자 있게 해 주세요
상진 ... (그대로 앉아 있다)
은하 전 신앙이 없는 인간은 아닙니다...제발...나가 주세요
(상진 일어나 고개를 떨구고 나간다)

#129 은정의 방
(은정은 깊은 잠 속에 있다)
(노크소리가 나는데 듣지 못한다)
식모 (들어서며) 아가씨! 아가씨!
은정 (찌프린채) 뭐야 새벽부터!
식모 병원에서 전화 왔어요...
은정 (눈을 뜨고) 뭐? 임선생이 벌써 출근했단말야?
(수화기를 들며) 여보세요 도대체 (싸울기세)...
뭐라구- 은하가요?
(잠이 확 깨는듯 벌떡 일어나 앉으며)
은정 ...좌우간 곧 갈께요
(수화기를 놓고 멍하니 서있는 식모에게)
은정 옷! 옷 가져와 빨리

#130 의사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은듯 심각한 얼굴로 벽만 쏘아보고 있는 상진 - 또각또각 다급한
힐 소리가 들리고 은정이 들어서며)
은정 어떻게 됐어요?
(상진 대답 없이 일어선다)
(은정 나가는 상진의 뒤를 따른다)

#131 입원실
(노크도 없이 살그머니 문이 열리며 은정을 앞세워 상진이 들어서다 놀린다)
(곱게 가다듬어진 침대위 벼개 위에 쪽지 한 장이 놓여있을 뿐 은하는 없다)
(달려 들어 쪽지를 집어드는 은정)
은하(소리) 저를 잊으세요... 그것만이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입니다
활짝 열린 선생님의 길을 활개치고 걸어가세요 해바라기 같은 은정이의 밝은 마음에 파문을
던지는 일은 신앙이 있는 제개 던져진 파문보다 좀 더 돌이킬 수 없는 무엇인가를 남기게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선생님도 은정이도 그리구 저의 엄마도 은정이의 아빠도 모두가 행복
할 수 있는 길- 그것은 오직 제가 떠나는 길 밖엔 없으리라고 생각되는 군요
선생님께 대한 저의 원망은 이제 털끝 만치도 없읍니다 제가 비쳐지는 한줄기의 빛을 따라
저의 마음은 기꺼이 떠나갑니다
은하 올림
은정 은하야...
(눈물을 쏟으며 상진의 가슴으로 달려들고)
은정 ...미안해요! 미안해요! 날 때리세요...
허지만 날 떠나진 말아줘... 난 상진씨가 떠나면 죽을길 밖엔 없어요...
(마구 흐느끼는 은정이다)
(상진 은정의 어깨를 살며시 뚜드리며 눈에는 주루룩 눈물이 흘러 내린다)
상진(소리) 은하... 너와 더불어 꿈 꾸듯 나의 청춘은 영원히 막을 내리고 말았어 샛별 처럼
빛나는 은하의 눈동자 만이 내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겠지...

#132 마리아상(새벽)
(밝아오는 새벽 놀 속에 미소 짓는 마리아상)

#133 성당 안
(미사포를 머리에 쓴 은하 열심히 기구하고 있다)
(그 머리 위로 아침 햇살이 한줄이 뻗쳐 내리고 있다)
(엔드 마크-)
 

처음 오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