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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질곡을 과감히 벗어버린 예술가 ((사)한국여화감독협회 이사장 임원식)

2023-11-25 조회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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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원 감독을 기리는 뜻에서 "시대를 앞서간 여성 씨네아스트 홍은원"이 출간된다는 것은 우리 영화계에 덧없는 기쁨이요 큰 뜻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모두가 알기에 홍은원 감독은 한 사람의 여성감독으로서 또는 시나리오 작가로서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서 그 분은 감독이자 작가이면서 남녀 평등을 몸소 실천하고 생활화한 여성운동가라 하겠습니다.

그가 활동하던 시기인 50년대 후반은 전쟁의 후유증 속에서, 또 60년대 70년대는 군사 정권과 유신 독재의 감시와 통제가 끊임없이 자유로운 영화제작을 위협하던 시대였습니다. 예술가로서의 창작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로 시대적 현실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 암울했으며 그것을 모른 척 외면하기에는 너무나 절실한 시대였습니다.

남다른 의식과 재능을 가졌던 홍은원 감독은 누구보다 많은 고민과 절망 속에서 삶을 살았으리라 믿습니다. 영화는 현실을 반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결코 영화 같지 않는 시대를, 유일한 여성 감독으로서 또한 유교의 질곡을 과감히 벗어버린 예술가로서 기라성 같은 남성들 속을 헤쳐 나가야 했을 것이며 그녀가 느끼는 고민은 보통사람이 느끼는 고뇌와 갈등에 몇 배 더 무겁고 외로운 것이었으리라 믿습니다.

유두현, 유한철, 이진섭, 한형모, 김소동 같은 선배 영화인들의 고행에 대해서도 이 시간을 빌어 그 열정과 불굴의 의지에 진심으로 겸의를 표합니다. 그 동안 한국영화를 빛낸 위대한 예술가에 대한 고찰이 미약한데 대한 메시지가 이 "시대를 앞서간 여성 씨네아스트 홍은원" 출간에 의해 더욱 무게를 주고 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를 빛낼 것이라 믿습니다.

아울러 21세기 뉴밀레니엄 시대로 향한 한국영화의 정립과 미래에 대한 디딤돌로서 더욱 가치 있고 하나의 큰 성과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1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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