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이 조선 여인을 아시나요?” 낯선 북극에서 느끼는 익숙한 정취 북극은 낯선 곳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단 자연환경이 극과 극이고, 그렇다 보니 역사와 문화도 굉장히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북극과 우리는 알면 알수록 ‘멀지만 가까운’ 사이다. 이역만리 동토에서 살다 간 조선 여인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언젠가 북극을 코앞에 둔 러시아 사하(Sakha)공화국의 노바야시비리(Novaya Sibir)섬에 어느 조선 여인이 도착한다. 북극해로 향하는 고기잡이배에 탔다가 눌러앉은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이야기는 체코 출신 모험가 얀 벨츨(Jan Welzl)의 자서전에 기록되어 있다. 그녀는 벨츨과 함께 이누이트 여자아이를 키웠다고 한다. 동구 밖으로 나가는 일조차 드물었을 그때, 지금도 가기 힘든 얼음 바다의 외로운 섬에 조선 여인이 정착했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놀랍다. 하지만 그녀는 풍전등화 처지의 조국 대신 이곳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았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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