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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은교

2013-04-12 조회 525
작성자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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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2012/18세관람가/ 129분)

 
‘환멸의 세계와 탐미적 서사’로 불리는 박범신 작가의 소설 《은교》는 <해피엔드>, <사랑니> 등을 만든 정지우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소설 《은교》가 노인의 늙음에 대한 성찰과 욕망이 강조된 서술이 강조되었다면, 영화 <은교>에서는 노년과 청년과 소녀와의 관계의 감각적 형상화가 강조되었다.
 
영화 <은교>는 우리나라 영화사에서 감각적 미장센을 그 어느 영화보다 탁월하고 섬세하게 살린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랑이란 육체적 접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영혼과 감성의 소통이라는 주제는 미장센을 통해 강조된다.
 
소설이 영화화되면서 구체화된 디테일은 많은 부분 새로이 추가되기도 했다. 특히 단편소설 <은교>의 이상문학상 수상은 영화에서 새로 추가된 부분이다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라는 지문 속에 묻혀 있던 에피그램이 이상문학상 시상식 축사에서 이적요의 대사로 언급됨으로써 이적요의 늙음에 대한 성찰이 외부적으로 드러나게 되며, 가장 인상적인 대사로 관객의 뇌리에 박히게 되었다. 소설에는 없는 ‘동백꽃’이라는 이적요의 시도 추가되었다. 이 시는 각색을 직접한 정지우 감독의 자작시다.
 
 70대 이적요 시인 역으로 박해일이 분장한 것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많지만, 젊었을 때의 이적요 시인의 모습과 함께 1인 2역을 하기에는 적절한 선택으로 보이는 점도 있다. 특히 이적요(박해일)이 거울 앞에서 벌거벗은 채 자신의 성기를 바라보는 장면은 처음부터 늙음과 성욕에 대한 인식을 하는 이적요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적요의 고민의 현재성을 드러내고 있다. 은교 역의 김고은은 작년 여우 신인상을 휩쓸 정도로 매력적으로 연기를 펼쳤다.
 
▶ DVD 찾아보기:  은교 [비디오녹화자료] : 나의 영원한 처녀
▶ 원작 찾아보기:  은교 : 박범신 장편소설


▶ 다음 주 영화 : 눈이 보이지 않지만 시골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신부의 이야기인 <야곱 신부의 편지>(의사소통센터 황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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