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희
2017-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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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희(2013/ 18세 이상 관람가/ 88분)
2013년 스위스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호9상수 감독이 ‘우리 선희’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년)’로 데뷔해 15번째 영화인 ‘우리 선희’까지 13편의 영화가 국제영화제에 240회 초청돼 수상했을 정도로 해외에서의 인지도가 높다. 2017년에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김민희의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홍상수 영화는 유사하지만 조금씩 변주되면서 진화해 왔다. <우리 선희> 역시 확실한 홍상수표 영화다. 그런데 영화의 화두가 선희(정유미 분)가 누구인지 정의하는 존재 탐구에 있다는 점에서 다른 영화보다 철학적이다.
이 영화에서는 선희가 만나는 세 명의 남자가 선희에 대해 내리는 정의를 반복적으로 장면화한다. 이 세 남자는 선희가 예전에 사귀었거나 호감을 가졌던 사람들로 선희가 유학 가는 데 필요한 추천서를 써 주는 최 교수(김상중 분), 동기 문수(이선균 분)와 선배 감독 재학(정재영 분)이다. 이 남자들은 공통적으로 선희에 대해 ‘내성적이지만 안목 있고, 머리가 좋고 똑똑하며, 용감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하다’ 등으로 정의한다. 그렇지만 관객들이 보는 선희는 자신을 예뻐했던 교수와 선배와 동기생에게서 자기 맘대로 사라졌다가 다시 우연을 가장해 그들을 마주칠 만한 장소에서 그 남자들을 기다리며 접근할 기회를 엿보는 여자다. 그러므로 그들의 말은 선희에 대한 적절한 정의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말로 사람을 정의한다는 것이 본질과는 얼마나 거리가 있는 것인가를 보여준다.
‘우리 선희’의 해외 수상 이유는 영화를 통해 지적 유희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 선희’가 감각 있는 지식인 관객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경이코노미에 쓴 황영미 영화평 참조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946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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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영화: 빌 어거스트 감독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리스본행 야간열차>(기초교양학부 황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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