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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댈러웨이 부인 (5/29~6/2)

2013-02-14 조회 630
작성자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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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1997제작, 한국개봉 2006/ 12세/ 96분)

버지니아 울프의 모더니즘 소설 『댈러웨이 부인』(1925)은 현실적 선택으로 결혼하게 된 클래리사 델러웨이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하는 하루 동안의 사건과 생각을 그리고 있다. 원래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삶과 죽음에 관한 통찰과 일상에 대한 느낌과 불안을 자세히 묘파한 소설이지만, 이를 영화화한 네델란드 출신 메를린 호가스(Marleen Gorris) 감독의 <댈러웨이 부인>은 원작에 비해 다소 깊이는 덜하다.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보다는 첫사랑을 문득문득 떠올리며 살아가던 클래리사가 남편의 승진 파티에서 오랜만에 만나게 된 첫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원작의 의식의 흐름 부분을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으로 처리하면서 현재와 병치시킨다.
 
노년의 댈러웨이 부인(바네사 레드그레이브)과 처녀시절의 클래리사(나타샤 맥켈혼)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노년의 주인공은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라면 처녀시절의 주인공은 발랄하면서도 의지가 나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처녀 시절의 클래리사에게는 피터라는 매력적인 모험가 연인이 있었지만, 경계를 뛰어넘는 진보적인 그의 생각에는 동조하지 않았다.
 
인생이란 그녀가 보기에는 너무 위험한 것이었고 그것을 헤쳐 나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더 안정적인 결혼 상대자로 갑갑하지만 현실적인 댈러웨이를 선택한 클래리사는 남편의 지위를 뒷받침해주는 파티를 자주 열면서 삶의 공허함을 메워나간다. 한편 댈러웨이 부인과 한 동네에 사는 셉티머스라는 이름의 젊은 남자는 댈러웨이 부인의 분신이기도 하다.
 
전쟁을 싫어하던 버지니아 울프는 샙티머스라는 인물을 통해 전쟁혐오증을 드러낸다. 영화의 첫 장면도 포탄이 터지는 속에 친구가 죽는 장면인 셉티머스의 환청으로 시작된다. 행복한 삶 속에도 마치 전쟁 같은 불안이 있다는 점을 셉티머스라는 인물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큰 사건이 없는 <댈러웨이 부인>은 셉티머스의 자살 소식이 강한 방점을 찍게 된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디 아워스>에서 리처드가 클래리사를 향해 “댈러웨이 부인이 파티를 여는 것은 침묵이 두려워서이다”라는 대사를 말하는데 <디 아워스>와 영화 <댈러웨이 부인>을 비교하면서 봐도 좋을 듯하다. 대부분 화사하고 화려하게 나타나는 공간은 원작의 깊은 통찰력을 드러내기는 역부족이지만, 무겁고 어려운 원작을 가볍게 재해석한 감독의 해석력이 돋보이며, 일반 관객에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DVD 찾아보기: 댈러웨이 부인 [비디오 녹화자료] :버지니아 울프, 그녀의 자화상
▶ 원작 찾아보기: 댈러웨이 부인


▶ 다음 주 영화 : 국내의 창작동화를 애니메이션화 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사소통센터 황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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