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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순응자 (1/16~1/27)

2013-02-14 조회 386
작성자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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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자 (1971/ 15세/ 111분)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나치즘에 동조한 당시의 많은 독일 사람들이 대부분 집권당인 나치즘에 동조하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집권당에 동조하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다수에 휩쓸렸다는 것을 분석해 냈다. 그러니까 나치즘에 대한 뚜렷한 확신 없는 채로 시대의 대세에 순응하면서 나치즘이 행한 많은 악행에 동조하거나 함께 악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대세를 거스르고 자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고독과 무력감을 주기 때문에 더욱 강한 힘에 동조하고 협력하게 된다는 인간의 심리를 간파한 것이다.
 
베르나르도 베를톨루치는 시대와 인간의 심리를 소재로 한 많은 영화를 만들었다. <마지막 황제>에서는 공산주의가 득세하면서 마지막 황제가 된 푸이의 권력욕과 인생유전을 그렸다. <순응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권력욕이나 돈을 추구하기 위해 당대의 대세였던 파시즘을 선택했던 것과는 달리 어릴 적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고 친구들의 폭력을 피해 달아나다 만난 동성애자에게 강간당할 뻔하게 되고, 그를 죽이게 됨으로써 살인자가 된 상처를 지닌 마르첼로가 정상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선택한 과정에서 권력의 무상함과 나약한 인간의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집권무솔리니 파시즘 정권 아래 비밀요원으로 활동하게 된 이탈리아인 마르첼로는 반파시즘 조직의 수장이자 옛 대학 은사인 콰드리 교수를 제거하라는 지령을 받게 되면서 약혼녀 줄리아와 함께 프랑스에 잠입하게 된다. 파리로 가는 기차에서 줄리아는 15살 때 이미 60살인 자신의 집 변호사에게 성폭력을 당하게 되었다는 고백을 하게 된다. 그러나 줄리아는 성폭력에 길들여진 채 순응하여 살아왔다는 놀라운 고백을 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폭력을 두려워하면서도 폭력에 기꺼이 길들여지고 순응하게 된다는 심리를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마르첼로는 은사를 죽이기 싫어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은사인 콰드리 교수를 죽이는 것을 방관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파시즘이 물러나자 많은 사람들이 파시스트를 매도하게 되고, 마르첼로 역시 쾨드리 교수를 죽였던 사람들을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외치면서 매도한다. <순응자>는 권력이 득세할 때는 권력에 빌붙어서 자신의 명예를 얻으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이 권력이 힘을 잃었을 때는 누구보다도 먼저 권력을 매도하면서 자신의 죄를 은폐하고자 하는 심리를 탁월하게 그린 명작이다. 다소 복잡하게 얽힌 구성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 방해하지만, 대사 하나하나가 상당히 깊은 의미를 지니며 복선과 상징을 가지고 있는 의미깊은 영화이다.
 
▶ DVD 찾아보기: 순응자 [비디오녹화자료] / / Extended Edition

▶ 다음 주 영화 : 권투 선수의 애환과 가족애를 그린 <파이터>(의사소통센터 황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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