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게임 (2009, 18세 관람가. 102분)
오정희의 단편 「저녁의 게임」과 「동경」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저녁의 게임>은 두 작품 속 설정을 차용하되 최위안 감독이 내용을 변형하여 독특한 영상미로 영화화 했다. 영화에서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행으로 귀가 멀게 되었으며, 아버지 또한 성욕이 가득한 치매 노인으로 설정되었고, 부녀간의 성적인 접촉이 부가되어 있다. 또한 「동경」에서의 자전거를 타는 옆집 어린 여자 아이는 밉살스러운 남자아이로 바뀌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옆집 여자 아이의 만화경을 훔친 에피소드라든지, 옆집 아이의 자전거 타는 모습이라든지, 「저녁의 게임」에서 아버지와 화투를 치는 일상과 여주인공의 성적 욕망은 원작 그대로를 가져온 부분이다.
이 영화에는 주인공의 꿈을 형상화한 부분이라든지 현실에서 있을 법하지 않는 장면들이 영화 속 현실을 환상적 상징성으로 다가오게 한다. 그러나 일상을 디테일하게 묘사한 부분에서는 현실성을 강화하면서 일상을 모던하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 성재(하희경)는 폭력적 아버지로 인해 귀도 멀고, 어머니와 오빠가 가정을 떠나는 등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아버지를 떠나지 못하고 아버지의 시중을 들면서 살아간다. 그러다 집안으로 숨어들어온 탈주범과의 우연한 정사를 한 후 오히려 그를 기다리게 된다.
이 영화는 외설시비가 있었지만, 예술성이 인정되어 심사가 통과되고, 문제의 장면이 무삭제 개봉되어 화제를 낳았다. 이 영화는 2009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상을 수상하였으며, 2009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는 작품성 있는 영화다.
▶ DVD 찾아보기: 저녁의 게임 [비디오녹화자료] = Today and the other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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