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2008)
호주의 광활한 자연을 서사시적 로망과 함께 카메라에 담는 작업이 호주 출신 감독과 배우들에 의해 시도되었다. 걸출한 뮤지컬 영화 <로미오+줄리엣>, <물랑 루즈>를 만든 바즈 루어만이 연출했고, 니콜 키드먼과 휴 잭맨이 출현한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의 귀부인 새러 애쉴리(니콜 키드먼)와 소몰이꾼 드로버(휴 잭맨)와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지만, 호주가 안고 있는 사회적, 역사적, 인종정책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의미 있는 영화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 귀부인 새러 애쉴 리가 남편 소유의 호주북부의 미개척지와 와서 고난을 견뎌내고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성장영화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2차 세계대전 중이어서 일본군의 공격이 호주까지 미치는 위험한 때였다.
이 영화는 치렁치렁하는 긴 드레스와 예쁜 모자를 쓰고 호주에 온 귀부인 새러가 이 어려운 시기를 살아내면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는지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의 중요한 모티프 하나가 인종문제이다. 당시 호주에서는 원주민과 영국인 사이의 결혼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었고, 혼혈이 생기면 그 아이는 가족을 떠나 혼혈집단에서 살거나 희생당해야 했다. 이 영화는 어린 혼혈 여자 아이가 숨어서 살아가는 모습과 그 아이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호주의 인종정책이 지니고 있는 문제를 비판한다.
또한 선지자처럼 의미있는 순간에 등장하는 원주민 노인은 늘 자연의 소리에 순응하며, 원주민의 전통방식이 영국인처럼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잠언 같은 말로 드러낸다. 그래서 원시적으로 보이는 원주민들의 행동을 미개하다고 볼 것이 아니라 문화상대주의적 시선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 DVD 찾아보기: 오스트레일리아 [비디오 녹화자료]
다음 영화 : 2009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상영작으로, 입양아의 시선으로 보육원 생활을 잔잔하게 그린 <여행자> (교양교육원 의사소통센터 황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