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사무라이>(2003)
<라스트 사무라이>(2003)는 <가을의 전설>, <블러드 다이아몬드> 같은 캐릭터를 잘 살린 대작 영화를 만든 에드워드 즈윅 감독 작품이다. 즈윅이 주로 다루는 주제는 영웅주의와 희생, 인간의 존엄성을 그리는 휴머니즘이다. <라스트 사무라이> 역시 시대를 이끄는 진정한 영웅이 누구인가 하는 리더의 모습과 전쟁 속에서 나타나는 휴머니티를 그린다. 특히 일본을 배경으로 메이지 유신이라는 근대화를 통해 사라져가야만 했던 전통문화, 특히 미국인의 입장에서 일본 사무라이 문화를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이를 통해 근대에 대한 총체적 반성도 하게 만든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처음에는 남북전쟁의 영웅인 알그렌 대위(톰 크루즈)가 알콜중독으로 별 의미없이 살아가는 1870년대 당시 미국에서의 일상을 그린다. 그러던 그가 생활의 변화와 큰 돈을 벌수 있는 것을 계기로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신식 군대 조련을 위해 일본에 가게 된다. 일본에서 신식군대를 훈련시키던 그가 사무라이와 교전 중 사무라이의 포로가 되면서 그들의 신념에 동화하게 된다는 줄거리를 통해 이 영화는 명예를 무엇보다 중요시 하는 사무라이 정신을 핵심에 놓고 있다. 사무라이의 리더는 카츠모토(와타나베 켄)로 시대의 진정한 영웅의 모습으로 구현된다. 이 영화는 카츠모토가 이끄는 집단의 삶의 모습에서 일본적인 스타일을 잡아내고 있다.
이 영화를 볼 때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가 쓴 일본문화 입문서 『국화와 칼』을 읽고 보면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일본 문화의 특징을 더 잘 감상할 수 있다. 『국화와 칼』에는 일본 사람들은 고결한 느낌이 난다고 해서 국화를 좋아한다는 것이 씌어 있는데, 성에서 밀려난 사람들과 함께 산골마을에서 살아가는 카츠모토의 방에는 꽃병에 국화가 꽂혀 있는 장면이 있다. 이 외에도 은혜를 반드시 갚는 일본의 기무(義務) 정신과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기리(肌理)의 정신이 잘 드러난다. 대중적으로도 무척 성공을 한 <라스트 사무라이>는 일부 지식인들에게 서구의 시선이 동양을 보는 오리엔탈리즘이 보인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 DVD 찾아보기: 라스트 사무라이 [비디오 녹화자료] / / Widescreen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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