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웨이(Sideways, 2005)>
와인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와인에 그리 관심이 많지 않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에게 와인은 분위기를 살리는 데, 혹은 정찬 때 꼭 필요한 메뉴의 한 가지다. 심지어 레스토랑에서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주는 소믈리에(sommelier)라는 직업이 있을 정도이다. 와인은 프랑스에선 개인농장에서 주로 생산되며 캘리포니아에서는 주로 공장에서 대량생산된다.
<사이드웨이(Sideways, 2005)>는 미국 대중들의 와인사랑을 알 수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캐릭터를 잘 살린 영화 <어바웃 슈미트>를 만든 알렉산더 페인감독이 렉스 피켓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든 영화이다. 2005년 골든 글로브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수상을 수상한 영화라고 해서 대단한 작품성을 가진 영화로 기대하면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다.
이 영화는 와인 사랑이 각별한 서양 사람들과는 달리 와인의 종류를 잘 알지 못하거나 와인에 관심이 없는 한국문화에서는 그리 다가오는 영화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영화는 유명 배우도 나오지 않으며, 그리 흥미진진한 스토리도 아니다. 평범하다 못해 루저에 가까운 두 주인공이 와인농장을 여행하며 벌어지는 소소한 연애담이 주요 스토리인 로드무비이다. 로드무비는 여행을 통해 인생의 참맛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의 매력은 첫맛은 약간 쌉싸름한 와인처럼 씁쓸하지만, 뒷맛이 좋다는 것이다. 결혼을 앞둔 일주일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포도주 산지를 돌아다니며 마지막 자유를 누려보겠다는 잭(토머스 헤이든 처치)과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러 나선 교사이며 작가인 마일즈(폴 지아매티)는 단짝 친구이다. 잭과 마일즈는 여행하다 생긴 여자친구들과 와인시음장을 돌아다니며 와인을 시음하고 와인에 대한 대화를 나누곤 하면서 점점 연인으로 발전한다. 피노, 카베르네 소비뇽, 리슬링 등을 사람에 빗대어 대화하는 모습이 와인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도 공감하게 한다.
이 영화의 미덕은 잭과 마일즈가 행동할 때마다 이에 곁드려진 와인이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소설이 계약이 되지 않았다는 소식도 마일즈는 와인 시음장의 와인을 자기에게 들이부으면서 화풀이한다. 인생을 와인에 빗대서 상징하는 <사이드웨이>는 관객들에게 인생여정이 쉽지는 않지만 여유로운 삶의 곁길을 안내한다.
▶ DVD 찾아보기: Sideways [비디오녹화자료] = 사이드웨이 / / Special edition
다음 주 영화 : 독특한 내러티브와 멋진 화면으로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타셈 씽 감독의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의사소통센터 황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