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서
20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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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 (2012| 청소년관람불가 | 89분)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반복과 변주가 핵심이다. <다른 나라에서>에서 역시 세 명의 안느(이자벨 위페르)가 나오면서 변주된 반복이 구현된다. 프랑스의 중견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는 미카엘 하네케의 <피아니스트>에서 겉은 냉정하지만 억압된 욕망을 지닌 여교수를 연기해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프랑소아 오종의 <8명의 여인들> 등에 출연했다. 감독이 누구냐가 그녀의 작품선택 기준이라고 하는데, 홍상수 감독에 대한 신뢰로 이 작품에 출연했다고 한다.
반복과 변주를 만드는 주인공은 이번 영화에서는 단편 시나리오 작가(정유미)다. 그녀는 빚을 지고 엄마와 함께 휴양지에 도망 와 시나리오를 쓰는데, 그녀의 단편 시나리오 3편이 3부로 장면화된다. 작가들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한 인물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창작과정이 바로 영화가 되는 것이다. 이는 홍상수 영화가 늘 그렇듯이 창작자의 자의식을 그리는 모더니즘적 특징을 지닌 메타영화의 특성을 지닌다.
1부는 프랑스 감독(이자벨 위페르)이 영화감독 종수(권해효)와 그의 아내(문소리)가 함께 휴양지에 놀러 오는 이야기다. 2부는 한 프랑스 여인(이자벨 위페르)이 사랑하는 사람(문성근)을 만나러 휴양지에 오는 이야기다. 3부는 한국 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이혼당한 프랑스 여자(이자벨 위페르)가 한국의 한 민속학자(윤여정)와 휴양지에 놀러 와서 종수 부부(권해효, 문소리)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3부 이야기 모두에 해상 안전요원(유준상)이 등장한다.
홍상수 감독은 <강원도의 힘>에서부터 <생활의 발견>의 경주와 춘천, <해변의 여인>의 신두리, <밤과 낮>의 프랑스 파리,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제주도와 제천, <하하하>의 통영, <옥희의 영화>의 아차산, <북촌방향>의 북촌 등에서 공간에 주목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변산의 모항이라는 조그만 해수욕장이다. 늘 봤던 해변 모텔이나 펜션의 풍경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같은 듯 다른 듯한 모항의 모습을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 DVD 찾아보기: 다른 나라에서 [비디오녹화자료] =In another country
다음 주 영화: 에밀리 브론테 원작을 영화화한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폭풍의 언덕> (기초교양학부 황영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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