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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와 감성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영화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시대가 새롭게 요구하는 감성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우리 대학 황영미 교수님께서 매학기 테마를 정하여 주 1회 관련 영화를 선정하고 영화평론을 제공하셨습니다.

한공주

2016-07-19 조회 218
작성자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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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 (2014| 18세이상관람가 | 112분)


국내 관객 22만 명을 동원한 신인감독의 독립영화 <한공주>가 모로코 마라케시 국제영화제에서 금별상,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타이거상, 도빌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및 국제비평가상과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뉴욕영화제에 이어 캐나다 판타지아국제영화제, 이탈리아 지포니영화제, 멜버른 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국내에서는 영평상 각본상, 여우주연상을 필두로 청룡상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혜성처럼 나타나 놀라운 후폭풍을 일으키는 <한공주>는 어떤 점에서 국내외에서 이처럼 인정과 관심을 받는 것일까?
 
우선 <한공주>는 성폭력 피해자 이야기를 다룬 <도가니>, <소원> 등의 영화와 유사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관점이 다르다. 이 차이를 말하는 것은 간단하지는 않지만, 범박하게 말하자면 <도가니>, <소원> 등은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준 가해자의 폭력이 얼마나 끔찍한 악행인가를 드러내는 데 초점이 있다면, <한공주>는 가해자의 폭력성보다는 가해자의 부모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피해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에 대한 비판적 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공주>의 각본을 쓴 이수진 감독은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가 필요했고, 그 장치는 다름아닌 사건의 가해자측이 상처받은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기는커녕 오히려 피해자가 도망 다녀야 하는 극적인 상황으로 드러난다.
 
그러므로 성폭력 사건의 전모를 처음부터 드러내는 것은 가능한 한 절제되고 피해자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다. ‘한공주’라는 이름의 한 여고생이 현재 무엇 때문에 이처럼 초조해하며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지기를 극도로 싫어하는지를 궁금하게 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주인공의 기억의 편린처럼 조금씩 드러나던 사건은 영화를 마무리할 때 가서야 자신의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는 과정을 통해 이 사건의 객관적 면모가 전달된다. 마치 가장 먹고 싶은 것을 아꼈다가 마지막에야 먹는 심리처럼 이수진 감독은 보물을 숨긴 채 진행한다. 그리하여 한공주라는 여고생의 상황에 대한 동정심 유발보다는 철저하게 이기적인 우리 사회, 나아가 그녀를 그렇게 몰아가는 데 동조한 관객 자신들에 대한 반성의 화살을 쏜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우리들의 마음은 마지막에 가서야 가슴을 치게 만든다.
 
▶ DVD 찾아보기: 한공주 [비디오 녹화자료] = Han Gong-Ju

다음 주 영화: 매튜 본 감독의 스파이 액션  <킹스맨> (기초교양학부 황영미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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