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3주… 그리고 2일>(2007)
<4개월, 3주… 그리고 2일>(2007)은 제60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제20회 유럽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수상 및 제33회 LA 비평가 협회상 남우조연상,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렇게 굵직굵직한 상을 받은 영화가 한국에는 고작 한두 개 영화관에서 상영했다가 아무런 화제도 낳지 못하고 조용히 종영되었습니다. 크리스티안 문쥬라는 루마니아 감독의 세 번째 영화인 이 영화는 나오자마자 세상의 주목을 받았습니다만, 한국에서는 거의 외면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독한 리얼리즘과 핸드헬드 기법, 건조하게만 진행되는 장면들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임신중절의 문제를 전면에 드러낸 문제작입니다.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은 낙태금지법이 시행되던 루마니아에서 불법 임신중절 수술을 받는 여대생의 하루를 담고 있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카메라는 은밀한 임신중절을 해야 하는 가비타(로라 바실리우)와 그녀의 일을 마치 자신의 일인냥 몸을 바쳐 돕는 진정한 친구 오틸리아(안나마리아 마링카)가 경험하는 끔찍하고 충격적인 하루를 건조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배경음악도 거의 없이 테크니컬한 조명도 없이 다소 어두운 화면으로 그녀들의 답답한 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가비타의 태아가 잉태되어 가비타의 뱃속에 산 기간을 의미합니다. 무기력한 가비타는 원치 않는 임신에 낙태를 해야겠다는 생각 뿐 이를 위한 실제적인 행동은 오로지 오틸리아에 의존합니다. 여성이 겪는 문제에 대해 여성이 연대하여 저항하고 해결하는 것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오틸리아의 우정어린 행동을 통해 여성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갑갑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오틸리아는 가비타의 불법낙태를 위한 돈을 구하기 위해 남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고, 불법시술을 하는 의사의 무리한 요구에 기꺼이 몸을 희생시키며 가비타가 시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이 영화는 원치 않는 임신의 덫은 언제든 오틸리아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이런 상황을 통해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화장실 바닥에 죽어 있는 태아의 시신을 보여주는 장면을 통해 임신과 낙태에 대한 충격적인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될 때 자막으로 ‘루마니아, 1987’이라는 글자가 흘러갑니다. 이 시기의 차우세츠쿠 독재정권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여러 가지 형태들이 행해지고 있던 시대입니다. 폭압적인 시대를 배경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두 여대생의 고뇌를 통해 생명의 존귀함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 DVD 찾아보기: 4개월, 3주... 그리고 2일 [비디오녹화자료] =4 Months, 3 Weeks & 2 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