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핑 베토벤>(2006)
위대한 음악가의 생애는 대중들에게 늘 흥미를 끌곤 합니다. 그 중에서도 베토벤이 완전히 청력을 상실하고 음향의 세계와 단절된 상태에서 명곡을 작곡할 수 있었다는 기적 같은 사실은 궁금함을 넘어서 의아하기조차 합니다. <카핑 베토벤>(2007)은 이러한 의아함을 해결해주는 열쇠이며 영화를 통해 무한한 감동의 세계를 관객에게 전해줍니다. 베토벤이 말년에 겪었던 육체적 건강의 악화와 가난 속에서 ‘9번 교향곡’을 만들어내기까지의 비화를 재구성하여 만든 이 영화는 파트너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18세기 비엔나에서 살아가던 베토벤은 청각을 잃어가면서 자괴감에 빠져 성격은 괴팍해지고 고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는 나날이 계속됩니다. 마지막 교향곡인 ‘9번 교향곡’의 초연을 앞두고 있던 베토벤(에드 해리스)은 자신이 그린 악보를 연주용으로 카피하기 위한 유능한 카피스트로 음대 우등생인 안나 홀츠(다이앤 크루거)를 추천 받습니다. 여성이어서 실망을 한 베토벤은 그녀를 짐짓 무시합니다. 그러나 베토벤이 잘못 표기한 음을 간파하고, 스스로가 고쳐 그려놓은 것을 보고 그녀의 천재성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후 청각을 잃은 베토벤에게 안나 홀츠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됩니다. 특히 ‘9번 교향곡’을 초연할 때 무대 아래에서 베토벤을 위해 지휘의 박자를 맞춰주던 안나 홀츠와 그녀를 보며 지휘를 하던 베토벤의 모습은 진심으로 소통하는 파트너십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가슴으로 전달해주는 장면입니다. 음악영화가 발휘하는 힘은 음악에 있습니다. <카핑 베토벤> 역시 ‘9번 교향곡’을 연주하는 장면에서 가슴에 파고드는 감동의 물결은 관객이 자제하기 힘들 정도의 벅찬 감흥을 전해 줍니다. 특히 베토벤을 연기하는 에드 해리스는 죽은 베토벤의 화신이라고 보일 정도로 열정적이고 강렬한 베토벤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재현합니다. 다이앤 크루거 역시 단아하고 명석해 보이는 외모와 차분한 연기로 영화의 주제를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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