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피버>(1991)
<정글 피버>(1991)을 만든 스파이크 리 감독은 양심과 용기로 미국사회의 인종차별주의를 고발하는 흑인 영화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세계의 근간이 되는 흑백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으로 출세작이 된 <옳은 일을 해라>(89)는 날카로운 풍자, 도회적인 감각과 흑인 대중문화의 감수성으로 접근한 수작이었습니다. 이어 <정글 피버>를 세번째로 칸에 출품했으나 수상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과격파 흑인운동가인 말콤 X의 생애를 그린 <말콤 X>로 다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세상을 향한 비판적인 시선을 완성도 높은 영상으로 표현하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정글 피버>는 금슬 좋고 가정에 충실하며, 인정받는 중견 흑인 건축가지만 흑인으로서의 콤플렉스가 잠재해 있던 플리퍼(웨슬리 스나입스)가 이태리계 여비서 앤지(애너벨라 쉬오라)와 혼외정사를 갖게 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백인계 회사에서의 처세가 어렵게 되자 회사를 그만둡니다. 이태리 빈민가의 하층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앤지는 플리퍼와의 관계를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백하지만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감을 갖고 있는 주변사람들은 경악할 뿐입니다. 플리퍼와 앤지는 동거를 하게 되지만 사회 도처, 가는 곳곳마다 받게 되는 경멸과 혐오, 그리고 원초적인 피부색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는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게 되는 됩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흑백인종의 사랑을 통해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피부 색깔에 대한 집착을 코믹하면서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파이크 리는 처자있는 성공한 흑인 건축가와 한 이탈리아계 여성의 흑백 간의 불륜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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