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고려 역사에서 12세기 초~13세기 중반은 격동의 시기였다. 정계에서조차 국운이 쇠퇴한다고 여길 만큼 사회 모순이 드러나고 국제 정세가 변화하였다. 그에 대응하여 국가가 정책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가운데 정치 변란과 민의 항쟁 등이 이어졌다. 따라서 이때는 고려시대의 다원성과 역동성을 상대적으로 잘 살펴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11세기 후반에 절정에 달한 문벌귀족정치가 무신정변으로 인하여 큰 변화를 겪었다고 보며, 정치세력을 출신 배경에 따라 구분하거나 보수파와 개혁파 등으로 나누어 이분법적으로 파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