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그래도 돌아보면 법을 칼 삼아 겁 없이 세상을 버히며 돌아다닌 세월이 벌써 30년이다. 무슨 일본 사무라이 영화에서 장님 노인이 지팡이 삼아 들고 다니는 게 바로 활인검(活人劍)이더만. 내가 휘두른 법도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살리는 활인검 노릇을 얼마간이라도 했을까. 멀리는 김구 선생님을 암살하는 데 이승만이나 장택상이 간여했는가 하는 것부터 가까이는 용산 남일당 망루에 타오른 저 불길은 누구의 잘못인가에 이르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