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은 자본주의적 세계에서 내버려진 자들마저 이 세계 안의 질서 속에 통합시키려는 조백헌의 시도를 회의적이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또한 그러한 비판을 하는 자기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도 다시 회의한다. 세계의 질서와 그것을 작동하게 하는 권력에 대해 회의하고 또 그 회의를 회의하는 이청준의 태도에서 하나의 위대한 대화적 소설, 조백헌이라는 근대적-시민적 주체와 이상욱이라는 비판적-예술가적 주체 사이의 끝나지 않은 논쟁이 탄생하였다. _ 김태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