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드디어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낸 것일까. 전소해버린 줄 알았던 언어의 검부러기 밑에서 올라오는 참된 음절들을, 작가는 언어가 몸을 갖추기 이전에 존재하던 것들 - 흔적, 이미지, 감촉, 정념으로 이루어진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신생의 언어와 사멸해가는 언어가 서로 만나 몸을 비벼대는 찰나. 우리는 아득한 기원의 세계로 돌아가 그곳에 동경해둔 인간의 아픔과 희열을 발견한다. 그리고 문득 깨닫게 된다.